두 아들을 데리고(제57도)
조용삼(베드로, ?~1801)은 경기도 양근 태생으로 일찍 모친을 여의고 부친 슬하에서 자라났다. 집안이 가난한 데다 병약하고 용모도 불품 없어 서른 살이 되도록 혼례도 올리지 못했다. 그러다가 아버지와 함께 여주에 사는 임희영의 집에서 살게 됐는데 이때 천주교에 대해 듣고는 정약종(아우구스티노)을 스승으로 받들어 교리를 배웠다.
아직 예비신자였던 1800년 4월 포졸들에게 체포된 그는 혹독한 형벌에도 굴복하지 않았으나 포졸들이 아버지를 볼모로 삼고 모질게 매질하자 결국 배교하고 말았다. 그러나 관청에서 나오다가 이중배(마르티노)의 권면을 받고는 즉시 관청으로 들어가 다시 신앙을 고백했고 경기도 감영으로 옮겨졌다. 그러던 중 1801년 신유박해가 일어났고 그는 옥중에서 '베드로'라는 세례명으로 영세했다. 1801년 3월 27일(음력 2월 14일) 모진 고문의 후유증으로 옥에서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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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약한 조용삼이 동기의 부축을 받으며 아버지를 따라 의지처를 찾아 나서고 있다.그림/탁희성 화백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