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대한민국 제1호

한국은행 1950년부터 금 매입, 14.4t 보유

namsarang 2009. 11. 29. 12:40

[대한민국 제1호]

한국은행 1950년부터 금 매입, 14.4t 보유

 

최근 국제 금 가격이 급등하면서 금을 많이 보유한 외국의 중앙은행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한은도 마찬가지이다. 한은이 보유하고 있는 금은 10월 말 현재 14.4t. 한은 장부엔 7800만달러라고 적혀 있지만, 국제 금 시세로 4억8000만달러(약 5500억원)어치가 된다. 장부가로 계산하면 외환보유액(2642억달러) 중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0.03%로 세계 56위이다. 한은이 지금까지 금을 판 적은 없다.

1950년 6월12일 설립된 한국은행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화폐 발행이었다. 국내 금광에서 캐낸 금(金)을 사들이는 것도 주 업무 중 하나였다. 금은 국제시장에서 달러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60년에 발간된 '한국은행 10년사(史)'에 따르면 설립 초, 한은은 1g당 30원에 금을 사들였다. 6·25전쟁 와중이었던 1950년 한 해 동안 사들였던 금은 6.3㎏. 1953년부터는 금을 1g당 1달러 5센트로 쳐서 달러로 바꿔주기도 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왼쪽 사진), 금 모으기 운동 (오른쪽).
그러나 국내 금 생산이 줄면서 1967년부터는 국내에서 금을 사들이지 않고 있다. 1950년 이후 18년간 한은이 사들인 금은 3t 정도다. 관세청이 몰수한 밀수 금 1.5t도 매입해서 보관했다. 금은 2004년까지 서울 본점과 대구, 부산 등의 한은 지점 지하창고를 옮겨가며 보관했다. 한은은 2004년 금을 직사각판형 초콜릿 형태의 '골드바'로 만들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모인 금반지·금팔찌 등 3t의 금도 '골드바'로 만들어 영란은행 금고에 보냈다.

한은은 1978년 국제 금 시장에서 금 1.2t을 샀고, 같은 해 IMF(국제통화기금)에서 2.1t을 매입했다. 해외시장에서 구입한 금은 미국 뉴욕 연방은행, 스위스 중앙은행의 금고에 맡겼다가 1989년 모두 영란은행에 보관하고 있다.

런던런던·뉴욕·취리히 등 3대 국제 금시장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1989년부터 한은은 금을 해외 투자은행 등에 빌려 주고 연 1% 미만의 이자를 받고 있다. 이자는 금으로 받는데, 20년간 받은 금 이자는 1.5t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2년간 평균 금 이자 수입은 이자율로 따지면 연 0.53%로 매우 낮다.

최근 금 보유 비중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은 금 보유 비중이 외환보유액의 60~70%에 달한다. 한은은 추가 금 매입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다. 금 가격은 변동이 심해서 '주식투자'와 같이 위험하고, 급하게 달러가 필요할 때 바로 현금화하기 힘들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