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12일 설립된 한국은행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화폐 발행이었다. 국내 금광에서 캐낸 금(金)을 사들이는 것도 주 업무 중 하나였다. 금은 국제시장에서 달러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60년에 발간된 '한국은행 10년사(史)'에 따르면 설립 초, 한은은 1g당 30원에 금을 사들였다. 6·25전쟁 와중이었던 1950년 한 해 동안 사들였던 금은 6.3㎏. 1953년부터는 금을 1g당 1달러 5센트로 쳐서 달러로 바꿔주기도 했다.
-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왼쪽 사진), 금 모으기 운동 (오른쪽).
한은은 1978년 국제 금 시장에서 금 1.2t을 샀고, 같은 해 IMF(국제통화기금)에서 2.1t을 매입했다. 해외시장에서 구입한 금은 미국 뉴욕 연방은행, 스위스 중앙은행의 금고에 맡겼다가 1989년 모두 영란은행에 보관하고 있다.
런던이 런던·뉴욕·취리히 등 3대 국제 금시장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1989년부터 한은은 금을 해외 투자은행 등에 빌려 주고 연 1% 미만의 이자를 받고 있다. 이자는 금으로 받는데, 20년간 받은 금 이자는 1.5t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2년간 평균 금 이자 수입은 이자율로 따지면 연 0.53%로 매우 낮다.
최근 금 보유 비중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은 금 보유 비중이 외환보유액의 60~70%에 달한다. 한은은 추가 금 매입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다. 금 가격은 변동이 심해서 '주식투자'와 같이 위험하고, 급하게 달러가 필요할 때 바로 현금화하기 힘들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