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후 일본 오오미교다이샤(近江兄弟社) 부속고교생 98명이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 70년대, 일본 사립 중·고교의 한국 수학여행은 꾸준히 늘어갔다. 당시 배로 한국에 오는 5박6일 수학여행 비용은 2만4000엔 정도로 그 전까지 일본 해외 수학여행지 1순위였던 하와이의 반값 수준이었다. 1973년 조선일보 기사는 당시의 고무된 분위기를 드러낸다.
- ▲ 70년대, 일본 사립 중·고교의 한국 수학여행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72년 200명 정도였던 일본인 수학여행객은 79년 5579명까지 늘었고, 84년 고쿠라(小倉)상고를 시작으로 한국 수학여행은 일본 공립학교까지 확대된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일본 수학여행객은 2만7224명에 달한다.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1970년대 일본 수학여행단이 '관광지 한국'의 물꼬를 텄다고 본다. 위험한 분쟁국, 한국의 이미지를 '고등학생을 단체로 여행 보낼 수 있는 안전한 나라'로 바꿨기 때문이다.
이후 86년 아시안게임, 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 월드컵,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국 관광은 팽창을 거듭한다. 2009년 현재, 각종 관광 수치는 고무적이다. 50년대 말 39개였던 호텔 수는 약 60년 사이 815개(2008년 말 기준)로 늘었다. 50년 전 한국의 '하늘길'은 시애틀―도쿄―서울, 타이베이―도쿄―서울 등 두 개 뿐이었지만 지금은 매일 약 540편의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신종플루, 고유가 등 여러 악조건 속에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23일 700만 명을 돌파했다. 78년 100만 명 돌파 이후 약 30년 만의 쾌거다.
'한국 방문의 해'가 시작되는 2010년 관광객 목표치는 850만 명. 그러나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올해 700만 돌파의 최우선 성공 요인이 '엔화 강세'임을 감안할 때 한국 관광은 아직 내공보다 외부 호재에 기대는 실정이다. 일본인 관광객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해, 시장 다변화 노력도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