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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그랑프리 파이널, 김연아 쇼트 2위

namsarang 2009. 12. 4. 21:59

 09' 그랑프리 파이널, 김연아 쇼트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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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플립 점프를 실수하면서 1위를 놓쳤다.

김연아는 4일 일본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에서 치러진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플립을 1회전으로 뛰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기술점수(TES) 33.80점에 예술점수(PCS) 31.84점을 합쳐 65.64점을 기록, 먼저 경기를 치른 안도 미키(일본·66.20점)에 이어 2위로 밀렸다.

지난달 그랑프리 5차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이 세웠던 역대 최고점(76.28점)에 10.64점이나 모자라는 성적이다.

안도 미키와 김연아에 이어 알레나 레오노바(러시아·61.60점)가 3위에 올랐다.

김연아가 쇼트에서 1위를 놓친 것은 지난 2008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고관절 통증 탓에 점프 실수를 범해 5위에 처진 이후 처음이다. 김연아는 당시 59.85점으로 쇼트 5위에 머물렀다.

지난 11월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렸던 그랑프리 5차 대회에 이어 또다시 점프가 발목을 잡았다.

특히 트리플 플립 전 스케이팅을 익숙한 궤도로 수정한 것도 무위로 돌아갔다.

경기 직전 최종 리허설에서 가장 기본점이 높은 '주무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가 흔들려 우려를 자아냈던 김연아는 실전에서도 연결 점프인 트리플 토루프가 다운그레이드되고 트리플 플립을 제대로 뛰지 못해 연속으로 큰 감점을 당해 2위로 밀렸다.

앞서 경기에 나선 안도 미키가 66.20점을 받아 시즌 최고 기록을 세우는 바람에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선 김연아는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점)부터 다운그레이드되면서 8.90점을 받는 데 그쳤다.

얼음 위를 지치며 호흡을 조절한 김연아는 경기장을 가로지른 뒤 두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에 도전했지만 불완전한 점프를 한 탓에 한 바퀴밖에 돌지 못한 채 내려오고 말았다. 싱글 플립으로 처리되면서 0.3점을 챙기는 데 그쳤다.

시니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가 다운그레이드되고 플립 점프마저 실패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지만 김연아는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레이백 스핀(허리를 뒤로 젖혀 회전하는 동작)을 레벨4로 처리한 뒤 스파이럴 시퀀스까지 레벨 4를 받으며 안정을 되찾은 김연아는 더블 악셀(기본점 3.5점)까지 깔끔하게 뛰어 가산점 1.4점을 받아냈다.

김연아는 플라잉 싯스핀에서도 레벨4를 받으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지만 남은 스텝 시퀀스와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는 레벨3을 받는 데 그쳐 아쉽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소리 없는 총성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김연아는 관객들의 박수에 웃으며 응답했지만 얼굴 한편에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키스앤크라이존에서 점수를 확인한 뒤에도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위로를 주고받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반면 안도는 애초 경기를 시작하기 전 첫 과제를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1.0점)로 뛰겠다고 계획을 내놓았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트리플 러츠-더블 루프(기본점 6.5점)를 뛰어 가산점 1.6점을 받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택한 끝에 시즌 최고점을 경신하며 안방에서 김연아를 누르고 쇼트프로그램 1위로 올라서는 감격을 누렸다.

더블 악셀에서도 가산점 1.2점을 챙긴 안도는 경기를 마친 뒤 쏟아지는 박수를 받으며 스스로의 연기에 만족한 듯 기쁜 표정으로 울먹이기도 했다.

김연아는 5일 오후 7시30분부터 시작하는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통해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도쿄=연합뉴스)
 
 
현재만 보지 말고 과거도 볼 줄 아는 눈을 가져야겠다.
우승의 영광 뒤에는 피나는 노력은 물론 말못할 가지가지 사연도 많을 것이다.
필름을 뒤로 돌려 지난 11월 18일 sbs 뉴스를 보도록 하자 .

[U포터] 대기실 속 김연아에게서 느낀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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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 김연아(19·고려대)가 그랑프리 7회 연속 우승을 했지만, 우리는 김연아의 우승보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보여 준 부진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김연아의 실수에 안타까워했고, 실수원인이 무엇인지에 궁금해 하고 있다. 김연아는 자신의 실수에 대해 "자신감이 떨어졌다. 체력저하도 있었다. 국민적인 부담감을 떨쳐내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학업으로 치면 항상 전교 1등하는 아이가 중간고사에서 성적이 조금 부진했다는 이유만으로 주위에서 그녀를 가만 놔두지 않는다고 비유했다.

지난 시험보다 몇 문제 더 틀렸을 뿐, 여전히 전교 1등인데, 우리 학부모들은 '국민의 딸' 김연아에게 축하한다는 말에 앞서 더 많은 것을 무리하게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시각이다.

사실 맞는 말이다. 우리는 어느 시점부터 은연중에 김연아가 쇼트 프리 총점 200점을 항상 넘어주길 바랐고, 덤으로 세계신기록까지 갱신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여자 싱글 200점 돌파는 매우 어려운 일임에도 말이다.

기본적으로 여자 피겨에서 200점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쇼트와 프리에서 클린 혹은 각각 단 한 번 정도의 실수 정도만 허용할 뿐이다. 전교 1등하는 모범생도 매 시험마다 전 과목 만점을 받기는 힘들다.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이다.

한 네티즌은 최근 국내 모 인터넷 게시판 사이트 '피겨 갤러리'에 김연아의 사진을 게재했다.

아이디 'ded'는 제목 "대기실에서 하염없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연아"라는 글에서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앞두고 대기실 복도에 앉아 정신 집중하는 방송중계화면사진을 올려놓았다. 

한 네티즌은 이 장면에 대해 "(대기실 복도에) 혼자 있는 연아의 고독함, 쓸쓸함이 느껴져서 안타까웠다"면서 "결국 빙판 위에서의 외로움은 스스로가 극복해나가야 하는 것일까. 연아는 겨우 열아홉 소녀인데…친구들이랑 방실방실 웃으면서 놀아야할 나이인데…나라전체가 연아에게 너무 많은 부담감을 주는 것 같아서 정말 미안하다. 그래도 연아 말대로 이게 운명이라면 그냥 즐겼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사진을 본 다른 네티즌들도 김연아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아이디 'ㅠ.ㅠ'는 "연아 발밑에 놓인 휴지상자, 물병, 날 집…화려해 보이는 피겨여왕 뒤의 애환 같아 씁쓸하다."

아이디 'ㅠ'는 "군중속의 고독이 저런 것일까?"

아이디 '미떼'는 "한창 친구들과 놀러 다닐 나이인데 큰 짐을 지워준 것만 같아서 미안하다"

아이디 '퀸뽀레버'는 "스쳐가듯 보여준 이 방송화면 왜 그렇게 마음에 걸리던지…연아는 지금껏 늘 저렇게 혼자 부담감과 싸워왔겠구나 싶어서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나라 전체가 김연아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우리가 김연아에게 거는 큰 기대가 김연아에게는 큰 압박감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김연아가 들고 있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게 도와주어야 한다.

김연아를 따라다니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는 수식어가 부담감으로 작용하지 않게, 그녀의 실수도 안타깝고 아깝다는 시선보다는 사랑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주었으면 한다. 침체된 김연아의 기운을 북돋워 주자.

설사 김연아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다하더라도 우리는 김연아가 정말 바라는 "행복한 스케이터가 되는 꿈"을 실현하게 도와주자.

이충민 SBS U포터 http://uporter.sbs.co.kr/jkghdf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송고됐습니다.

최종편집 : 2009-11-18 1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