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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 막올린 유묵전(遺墨展)

namsarang 2009. 12. 7. 22:29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

막올린 유묵전(遺墨展)

영웅의 부활… 유묵展
사진 등 자료 처음 한자리에… 사상·인간적 면모 한눈에
安의사 증손자 등 200명 참석

안중근(安重根·1879~1910)의 사상과 인간적 면모를 입체적으로 되살려낸 유묵전(遺墨展) '安重根, 독립을 넘어 평화로'전이 하얼빈 의거 100주년 기념일인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했다. 유묵전은 조선일보가 안중근의사숭모회, 예술의전당과 함께 공동 주최한 전시로, 한국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중국 하얼빈에서 처단한 안 의사의 의거와 순국 100주년을 맞아 기획했다.

개막식에는 천주교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해 안응모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 최서면 국제한국연구원장, 신홍순 예술의전당 사장, 김문순 조선일보 발행인,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안 의사를 다룬 소설 '불멸'을 연재 중인 이문열씨, 안 의사의 증손자 토니 안씨, 일본 류코쿠대학 히라타 아쓰시 도서관장 등 각계 인사와 유족, 소장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안응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사형을 앞두고 글씨를 쓴다는 것 자체가 초인간적인 일이지만 안 의사의 유묵에는 글자 하나하나에 혼과 애국심, 세계관·역사관·사생관이 모두 함축돼 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안 의사의 유묵은 한국 사람이 받은 것이 한 점도 없다"면서 "지금 유묵이 전시된 것은 일본인들이 안 의사의 글을 새기고 소중하게 받들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예술의전당 이동국 큐레이터의 유묵 설명을 들으며 "아!"하는 탄성을 올렸다. 한 글자 한 글자 모두에 안 의사의 뜻과 기개, 실천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유묵전은 안 의사가 남긴 유묵과 사진 등 관련 자료가 100년 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 유묵은 국공립박물관과 개인이 소장한 국가보물 20점과 미공개 작품 5점을 포함해 일본과 중국, 미국 등에 있던 34점의 유묵이 처음으로 모였다. 유묵은 뤼순 감옥에 수감된 5개월 중 사형이 언도된 2월 14일부터 3월 26일 순국까지 집필된 것들이다. 안 의사와 당시 상황을 담은 원판사진 30여점과 공판 스케치 등 처음 공개되는 자료들이 생생한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유묵전은 안 의사를 크게 ▲독립·평화 ▲의거·순국 ▲인간 안중근으로 나눠 보여주고 있다. 독립투사로서의 면모는 '爲國獻身 軍人本分(위국헌신 군인본분·나라를 위하여 몸을 바침은 군인의 본분이다)'이라는 글 등에서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독립투사 안중근'으로서만이 아니라 동양평화(東洋平和)를 주장한 사상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안 의사는 1910년 2월14일 사형이 언도되자 항소를 포기하고 '동양평화론'을 집필하다 3월26일 순국했다.

안 의사는 독립투사 이전에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사재를 털어 삼흥·돈의학교를 세운 교육계몽가였다. 사상가이자 실천가이면서도 다정다감한 인간 안중근을 모두 체험할 수 있는 전시다.

전시 기간에는 11월 7일부터 매주 토요일 '의거·순국 100년, 안중근 자료와 유묵 연구의 실상과 허상' 등 10여차례에 걸쳐 전문가들이 안 의사의 사상을 강의하는 '안중근 동양평화학교'가 열린다. 유묵전은 내년 1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다. 입장료 일반 7000원, 학생 5000원. 문의 (02)580-1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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