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상징

(65) 숫자 십(10)의 상징- 완전함, 전체를 나타내는 수

namsarang 2010. 1. 25. 17:21

[성경 속 상징]

 

(65) 숫자 십(10)의 상징- 완전함, 전체를 나타내는 수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우리나라에서 전화번호 2424는 이삿짐 센터에서 인기가 있다. 숫자가 갖는 의미 때문이다. 숫자를 세고 계산하는 것은 인류 역사에 관한 기록 만큼이나 오래됐다. 숫자는 개수를 나타내는 문자이다. 숫자 역사를 보면 수의 각 단위를 기호로 나타낸 초기 이집트 숫자에서 기호로 수를 나타낸 그리스 숫자로 발전됐다. 숫자는 처음에는 벽이나 지면, 판자 등에 필요한 수만큼 줄을 긋는 것으로 표현됐을 것이다. 시간과 공간은 수(數)에 따라 분류되고 질서가 잡힌다. 그리스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존재 자체의 원리는 수에 있다고 보았다. 어떤 문화에서든지 수에는 제 나름의 의미가 있다.

 인류 최초 계산기라고 할 수 있는 손가락의 개수는 열 개다. 십(10)은 만족, 충만의 숫자다. 최고나 정상, 그리고 충족을 의미한다. 십이란 숫자는 소위 전체적 수다. 십이란 숫자는 일괄해서 정리한 전체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불교 가르침에는 세속의 신자에게 주는 오계와 승려에게 주는 오계 등을 합한 십계가 존재한다. 원시인은 자기 손가락으로 물건의 수를 헤아렸다. 옛날부터 숫자 십은 십진법의 기본이었다. 또한 절대성, 이해력 등을 상징하는 숫자이기도 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수를 수학적 수치보다는 상징적 의미에 중점을 뒀다. 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은 십계명일 것이다. 십계명,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시기 위해 이집트에 내린 열 가지 재앙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숫자 십은 완전함, 전체를 나타내는 수로 우선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에서 열 가지 재앙을 경험한 후 노예 상태에서 해방된다. 이집트의 파라오는 열 번째 재앙인 이집트 맏아들과 맏배의 죽음을 경험했다(탈출 12,37-42). 그 후에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십계명을 주셨다(탈출 20,1-17).

 아브라함이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드높으신 하느님의 사제인 살렘왕 멜키체덱에게 드렸다. "'적들을 그대 손에 넘겨주신 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아브람은 그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그에게 주었다"(창세 14,20). 또 레위기에는 이스라엘 땅에서 수확한 것의 십분의 일은, 그것이 곡식이든 과일이든 가축이든, 주님께 바친다는 규정이 적혀 있다(레위 27,30). 십이란 숫자에는 구원의 성취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포괄적이고도 완전한 요구가 결부돼 있다.

 십(10)이라는 숫자는 신약에도 등장한다. 열 달란트나 열 처녀의 비유 등이다(마태 25,1-13). 나병을 앓고 있는 열 사람은 예수님에 의해 치유됐다(루카 17,12-19). 하느님을 거스르는 힘과의 관계에서도 십의 숫자가 등장한다. 불길한 의미로 열 개의 뿔이 나온다. 그것은 사탄의 세력을 표현한다. "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크고 붉은 용인데,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이었으며 일곱 머리에는 모두 작은 관을 쓰고 있었습니다"(묵시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