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년의집' 악단, 정명훈 아들 정민 지휘 베르디 오페라 '춘희'를 연주하면서, 긴장했던 소년들의 얼굴에 비로소 자신감이 번지기 시작했다. 감정이 고조된 청중은 연주가 채 끝나기도 전에 '브라보' 환호성을 보냈다. 앙코르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4악장이 끝나자 모든 청중이 기립했다. 홀을 채운 것은 소년들의 미소와 청중의 뜨거운 박수뿐이었다. 수녀들이 돌봐온 아이들의 연주가 미국 카네기홀 2000여 청중을 감동으로 몰아넣었다. 11일 오후 8시(현지시각) 세계 음악의 중심 무대인 미국 카네기홀에서 부산 소년의집 관현악단 '알로이시오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졌다. 이 오케스트라는 마리아수녀회가 운영하는 부산 소년의 집 아이들과 이곳에서 자라나 성년이 된 연주자로 구성된 연주단. 2005년 이들과 인연을 맺은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작곡 공부 중인 셋째 아들 민(26)씨에게 오케스트라 지도를 맡겼고, 창단 31년 만에 꿈의 무대에 선 것이다.
공연이 끝난 후 뉴저지 주민인 조디 레프레(Lepere)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했다"며 들떴고, 홍승원(퀸스 거주)씨는 "이렇게 잘할 줄 몰랐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카네기홀 옆 레스토랑에서 열린 뒤풀이 자리에는 공연을 후원한 정명훈씨는 물론, 누나 정명화·정경화씨까지 '정트리오'가 한자리에 모였다. 정명훈씨는 아들 민씨를 얼싸안으며 "오늘 연주는 완전히 기적입니다. 어떻게 이런 소리가 나올 수 있죠?"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했다. 민씨는 "단원들 간에 필링(feeling)이 맞아 120% 실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경화씨가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며 인사를 했고, 단원들은 앞다퉈 그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들이 찍은 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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