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한국 축구가 처음 국가대표팀을 구성해 국제대회에 출전한 것은 해방 직후인 1948년 런던올림픽 때였다. 선발전을 거쳐 박정휘 감독 밑에 골키퍼 홍덕영, 공격수 김용식 정남식, 미드필더 민병대씨 등 당대의 스타들이 모두 포함됐다. 그러나 첫 대표팀에 너도 나도 합류를 희망하는 바람에 팀 구성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나중에는 "건강 문제상 장거리 여행이 무리"라는 이유로 감독이 출국 정지를 당하는 웃지 못할 사태로 번졌다. 변변한 합숙훈련도 없이 선수들끼리 서울을 떠난 것이 첫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수난사의 시작이었다.공세를 견디다 못한 당시 골키퍼 홍덕영(작고)씨는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기 위해 공을 일부러 운동장이 아닌 스탠드 쪽으로 차서 내보내기도 했다"고 한 일이 있다. 당시엔 공 하나로 경기했기 때문에 이편이 훨씬 오래 시간을 끌 수 있었던 탓이다. 이때의 성적이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과 함께 지금까지 한국이 올림픽에서 거둔 최고 성적으로 남아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6년이 지난 1954년에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숙적 일본과 예선을 앞두고 "일본에 지면 현해탄에 몸을 던지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승리를 거둔 결과였다. 그러나 한국전쟁(1950~53년)의 상처를 채 씻지도 못한 한국 대표팀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미군 전용기 편으로 48시간을 날아가 대회 개막일인 6월 16일에야 스위스 취리히 현지에 도착한 한국은, 이튿날 당대 최강이었던 헝가리를 맞아 0대9로 완패했다. 이는 지금까지 한국 월드컵 사상 최악의 스코어로 남아 있다. 한국은 터키와의 2차전에서도 0대7로 대패하며 첫 월드컵 대회를 마감했다.
이후 한국은 아시아를 상대로 실력을 키우며 절치부심했다. 스위스 대회로부터 32년 만인 1986년에 멕시코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낸 한국은 이번 남아공까지 7회 연속으로 본선에 올라 월드컵의 '고정 게스트'가 될 만큼 성장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진출을 기록한 한국 축구는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대회 16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