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는 어떤 책인가요?
히브리서란 이름은?
히브리서는 서간집에 들어있지만, 서간이라기보다는 설교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서간은 보통 누가 누구에게 이 편지를 띄운다는 인삿말,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개진하는 본문, 그리고 축복과 안부인사를 동반한 맺음말로 구성되는데, 히브리서는 끝맺는 부분에서만 서간 형식을 띠고 있을 뿐이에요. 따라서 서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전통적으로 바오로 서간으로 분류되어 왔고, 유다교에서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히브리인들이 다시 유다교로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쓰여졌다는 생각에서 ‘히브리서’란 이름이 붙게 되었어요.
누가 썼나요?
다른 바오로 서간과는 달리 누가 썼다는 말이 첫머리에 나와 있지 않아요. 그래서 여러 사람들이 저자로 거론되어 왔지요. 바오로가 썼다고 보기에는 문체도 다르고, 신학적인 주제를 다루는 방식도 크게 차이가 났거든요. 바오로와 함께 복음을 전했던 사도 바르나바, 고린토에서 천막일을 하며 바오로를 도운 브리스킬라, 바오로의 동역자인 에바프라와 실라 등의 인물들이 저자라고 제안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어느 경우에도 확증이 없어요. 오리게네스의 말대로 히브리서를 누가 썼는지는 “하느님만이 아시는 일”이겠지요.
언제 쓰여졌나요?
정확히 알 수는 없어요. 95-96년경에 쓰여진 클레멘스 1서에 히브리서의 내용이 인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늦어도 95년경에는 쓰여졌을 거에요. 또한 구원의 말씀이 직접 전해진 것이 아니라, 그 말씀을 들은 이들을 거쳐 전달되었다는 내용(2,3)으로 보아, 60년 이전에 집필되지는 않았을 거에요. 따라서 60-95년의 어느 시기에 집필되었다고 추정되어요. 12,1 이하에 언급된 시련이 도미티아누스 황제(81-90년) 때 일어난 그리스도인 대박해를 가리킨다고 보아서, 80-90년경에 쓰여졌다고 주장되기도 해요.
왜 썼나요?
12,1 이하에 언급된 시련이 도미티아누스 황제(81-90년) 때 일어난 그리스도인 대박해를 가리킨다고 보면, 박해로 불안해 하며 배교의 위기를 겪는 이들의 믿음을 북돋워 주기 위해 쓰여졌어요.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온 연륜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초보적인 신앙에 머물러 모임에 자주 빠지고 선행과 봉사생활에서 멀어지는 등 나태한 신앙행태에 대해서도 가르침을 주고 있어요. 대사제이신 그리스도께 귀를 기울여 순종하도록 촉구하면서, 당신 자신을 십자가의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의 희생제사를 통해 드러난 구원과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세우신 새로운 약속을 일깨워요. 그럼으로써 신앙인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확고한 신앙을 간직한 채 선행과 사랑을 실천해 나가도록 이끌고 있답니다.
<새김과 나눔>
히브리서 저자는 초보적인 믿음에 머물지 말고 더욱 성숙해 지라고 권유합니다. 내 신앙은 어느 면에서 더 성숙해져야 할까요?
예수만을 바라봅시다
(히브 1,1-13,25)
사람의 아들이 무엇이기에(히브 1,1-2,18)
예수께서 유혹을 받는 모든 사람을 도와주실 수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2,18)
하느님께서는 예언자들을 시켜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말씀을 하시다가 마지막 시대에 와서는 당신의 아들을 시켜 우리에게 말씀하시기 시작했음을 먼저 선포해요. 그러니 그분에 관해 들은 말씀을 소홀히 여기지 말고 더욱 더 굳게 간직하라고 당부해요. 사람을 거룩하게 해주시는 분과 거룩하게 된 사람들은 같은 근원에서 나왔고, 예수는 모든 점에서 당신의 형제들과 같아지셨으므로 유혹을 받는 모든 사람들을 도와주실 수 있다고 이야기해요. 그러니 어떤 어려움이 닥쳐온다 해도 주님께 하나씩 말씀드리면서 헤쳐나가면 든든할 거에요.
신앙의 대사제이신 예수(히브 3,1-5,10)
신앙인들이 처음의 확신을 끝까지 지켜 나가면 그리스도와 함께 무엇이 될 수 있습니까?(3,14)
성도들은 하느님의 집안 사람들이므로 살아 계신 하느님께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사람이 없도록 조심하며 처음의 확신을 잃지 않도록 당부해요. 그렇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주님께 대한 사랑과 열정이 사그라들곤 하지요. 그 열정을 꾸준히 지켜나가려면 살아 있고 힘이 있는 하느님의 말씀에 열려 있어야 해요. 우리가 매주 ‘사막의 성서공부’를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이 메마르고 기쁨이 없어진다 싶을 때에는 더 이상 늦기 전에 성서 말씀을 규칙적으로 읽어나가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주님께서 바로 곁에 살아 계심을 생생하게 느끼실 거에요.
그리스도는 새로운 계약의 중재자(히브 5,11-10,39)
계약의 궤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습니까?(9,4)
성숙한 신앙인들은 그리스도교의 초보적 교리를 넘어서서, 실생활에서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해요. 가정이나 직장, 사회에서 성서 말씀을 염두에 두면서 살아가다 보면, 주님께서 모든 이를 용서해 주는 대사제라는 이야기도 훨씬 생생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열리게 되지 않겠나 싶어요. 성서를 공부하는 작은 모임을 결성해서 이 체험을 다른 이와 함께 나누면 더욱더 좋겠지요.
믿음으로(히브 11,1-13,25)
우리 믿음의 근원이시며 완성자는 누구입니까?(12,2)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을 보증해 주고 볼 수 없는 것들을 확증해 준다고 이야기해요. 노아, 아브라함, 모세, 등의 신앙상의 위인들도 믿음으로 하느님의 길을 끝까지 걸을 수가 있었던 것을 보면, 오늘 우리 신앙인도 믿음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길에 충실할 수 있을 거에요. 우리 믿음의 근원이시며 완성자이신 예수만을 바라보면서, 형제들을 꾸준히 사랑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살 수 있다면 말이죠.
<새김과 나눔>
맨처음 신앙을 가졌을 때와 비교해서, 지금 나의 신앙생활에서 달라진 점이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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