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이 필요한 사람들의 수호성인 리드비나
인내심이 필요한 사람들의 수호성인이요 고통 받는 이들의 수호성인인 리드비나는 1380년에 네덜란드 시담에서 태어났다. 천성이 온순한 리드비나는 나이에 비해 영리하고 조숙하여 열두 살 즈음에 처음 청혼이 들어왔으며, 성장하면서 더욱 많은 혼담이 오갔다. 그러나 평생 동정을 지키기로 결심한 그녀한테는 이 모든 혼담이 귀찮기만 하였다.
그런 그녀에게 고통이 찾아왔으니, 열다섯 살에 얼음지치기를 하며 놀다가 그녀에게 달려오는 친구와 함께 넘어지면서 갈비뼈 하나가 부러지는 큰 상처를 입었다. 병상에 누운 성녀는 늑막염에 걸렸고 치료를 하여도 차도가 없었다. 그래도 3년간은 남의 도움을 받아 가끔은 성당 미사에 참석할 수 있었으나, 병이 더욱 깊어지면서 세상을 뜰 때까지 남은 35년 동안은 온전히 병상에서 누워 지냈다. 또한 19년 동안은 아무런 음식도 먹지 못하고 영적으로 생명을 보존하였다.
그녀의 병은 늑막에 고름이 끼어 벌레가 생기고 온몸 곳곳이 부어오르고 그것이 터져 다시 상처가 되었다. 얼굴 역시 이마에서 아래턱까지 상처가 징그럽게 드러났다. 그런 상태로 성녀는 7년 동안 머리와 왼팔만 움직였을 뿐 언제나 똑바로 누워있어야 했다. 게다가 치통과 혹심한 두통은 끊이질 않고 찾아와 잠조차 잘 수가 없었다.
리드비나의 기이한 병세가 근방에 알려지면서 그녀를 만나 하느님께 전구를 청하며, 그녀의 굳건한 신앙의 위로를 받고자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날로 늘어났다. 고통으로 큰 보속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안 그녀는 사람들을 회개시키거나 위로해 주고자 자신의 병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철야기도로 밤을 새우기도 하였다. 리드비나의 전구로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 감사의 뜻으로 금전과 물품을 보내오면 그녀는 곧 그것들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그녀의 병실은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치유하는 장소가 되었다.
1433년 4월 14일, 현세에서는 움직이는 것조차 자유롭지 못한 그녀가 천상에서 새로 태어났다. 그녀의 시신은 생전의 상처가 씻긴 듯 매우 아름다웠다. 육체적 고통은 물론 그보다 더욱 심한 정신적 고통 속에서도 겸손하게 하느님의 뜻만을 찾은 성녀의 삶은, 하느님께서는 시련과 함께 반드시 은총도 주신다는 것을 새삼 일깨운다. 스케이트 타는 이들의 수호성인이기도 하다. 축일은 4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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