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로 주님께 온전히 삶 바쳐, 시력 잃지만 오로지 주님만을
1182~1246. 네덜란드 통그레 출생(현재 벨기에). 시각장애인의 수호성인. 성 루갈다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온실 속 화초처럼 곱게 자랐습니다. 그는 귀족 청년과 결혼해 여느 귀부인과 같은 삶을 누리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사업 실패로 이같은 희망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집안이 기울어지자 그의 부모는 어린 딸을 수도회로 보내야만 했습니다. 성인은 수도회에서 지내면서도 성소에 대한 생각은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하루빨리 아버지 사업이 다시 번창해 수도회를 벗어나길 바랐습니다. 그런 성인에게 어느 날 예수님이 나타십니다. 두 손과 두 발에 난 상처로 고통스러워하며 성인에게 자신만을 사랑하며 살 수 있겠느냐고 물으십니다.
그때부터 성인의 삶은 180도 달라집니다. 그는 즉시 생 트롱 베네딕토 수도원에 입회했고 기도와 묵상에 매달렸습니다.
성인은 기도 중에 예수 수난에 동참하는 특별한 체험을 하곤 했습니다. 그가 기도할 때에는 이마와 머리에서 피가 맺혀 흘러내렸습니다.
성인의 영성은 날이 갈수록 깊어졌고 성인을 만난 이들은 한결같이 성인의 몸에서 성스런 기운이 배어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성인은 자신을 수녀원장으로 추대하는 수도회를 떠납니다. 오직 기도에만 매달리며 자신의 삶을 온전히 하느님께 바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치유와 예언의 은사를 받은 성인은 자신의 극기와 기도로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을 구원하는데 헌신합니다.
성인은 선종 11년 전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시력을 잃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세속을 떠나 하느님만을 바라본 삶을 살아왔기에 앞을 볼 수 없는 장애는 고통이 될 수 없었습니다.
성인은 오히려 어둠 속에서 빛을 찾는 데 온전히 매달릴 수 있는 삶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올렸습니다. 점차 기력이 쇠약해진 성인은 자신이 예언한 대로 1264년 삼위일체 대축일 저녁기도가 끝나는 날 삶을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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