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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후 '삶의 질' 떨어뜨리는 전립선 질환…

namsarang 2010. 5. 12. 22:46

40대 이후 '삶의 질' 떨어뜨리는 전립선 질환…

머뭇거리다 병 키운다

나도 시원하게볼일 보고 싶다…
40代부터 전립선비대증… 50代 이후 전립선암 주의… 서구식 생활 습관과 연관… 초기 발견하면 치료 쉬워…

▲ 외부사진

전립선 질환은 남성의 '숙명(宿命)'이다. 젊은 시절(전립선염)부터 중·장년층(전립선비대증)을 거쳐 노년층(전립선암)에 이르기까지 평생 남성에게 신체적·정신적 부담과 괴로움을 안겨 준다.

전립선염은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흔한 병이다. 세균성과 비세균성으로 나뉘는데, 원인을 정확히 모르는 데다 분명한 완치법도 없는 비세균성이 훨씬 많으며 흔히 만성으로 이어진다. 대표적 증상인 골반 통증 때문에 환자의 70%가 우울증 증상을 보인다는 조사가 있을 만큼 정신적 고통이 심한 질병이다.

40대 후반에 들어서면 전립선비대증이 문제를 일으킨다. 전립선비대증은 노화 현상의 하나이며 육류 위주의 고지방식 등이 악화 요인이지만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모른다.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해 생기는 요점적(소변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현상) 빈뇨 야간뇨 잔뇨감 등의 전립선 비대증 증상은 40대 남성의 40%, 50대의 50%, 60대의 60%가 가지고 있다고 추정될 만큼 중년 이후 남성을 괴롭힌다. 하지만 초기에 치료받는 남성은 많지 않다.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요점적이 생겨 소변을 본 뒤 소변 방울이 떨어져 팬티나 바지를 적시면 냄새가 고약하다. 매일 드라이클리닝을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라 냄새를 풍길 때마다 자존감(自存感)에 상처를 입는다. 따라서 환자들은 온열 요법 등 온갖 치료법을 찾아 전전하며, 건강기능식품이나 근거가 미약한 민간요법 등에 의지하는 경우가 흔하다.

50대 이후에는 전립선암을 걱정해야 한다. 전립선암은 평균 수명 연장과 함께 급격하게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8년 전립선암으로 진료받은 환자(2만495명)는 2002년(4843명)보다 4.2배 늘었다. 2001년~2008년 새로 진단받은 환자 증가율은 모든 암 중 1위였고, 치료비도 같은 기간 94억원에서 800억원으로 폭증했다.

전립선암은 초기에만 발견하면 암 자체는 치료하기 쉽고 완치율이 높다. 그러나 '비뇨기과=성병'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한국 남성들은 비뇨기과 검진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율이 서양보다 떨어진다. 게다가 한국인의 전립선암은 미국 등보다 악성도가 높아 예후가 나쁘다. 우리나라 전립선암 환자의 5년 생존률은 82.4%로, 미국보다 17.3% 캐나다보다 12% 낮다. 또, 암을 찾아내 수술해도 요실금과 발기력 감퇴라는 부작용이 거의 대부분 나타난다. 이런 부작용을 줄이는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100% 확실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전립선을 잘 '관리'하면 전립선 질환을 최대한 피할 수 있다. 예컨데 전립선암 발병률은 우리나라에 사는 한국인보다 재미교포가 훨씬 높다. 차이의 원인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육류 위주의 고지방 식생활이 전립선암 발병률을 높이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비대증도 신체 활동이 많고 채식을 위주로 하는 인구 집단에서는 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과 함께, 정기적으로 검진하고 문제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립선 질환은 초기에 발견하면 어느 질환보다 우수한 치료 결과를 볼 수 있다. 의사들은 50세 이후 매년 한 번씩 정기적으로 PSA(전립선특이항원)검사를 받으면 평생 전립선이 말썽부리지 않도록 다루면서 원활한 배뇨와 성생활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 이동혁 헬스조선 기자 dong@chosun.com
도움말=이강현 국립암센터 전립선암센터장, 서주태 제일병원 비뇨기과 교수
  • 2010.05.11 16:15 입력 / 2010.05.12 09:08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