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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계의 활시위 녹색도시 정조준하다

namsarang 2010. 2. 26. 17:53

이성계의 활시위 녹색도시 정조준하다

입력 : 2010.02.26 06:35

군사도시 탈피 후 의정부의 '행복한' 변화
반환되는 미군 기지 자리 공원·캠퍼스 등 들어서고 중앙로의 아스팔트 걷어내
차없는 '행복로'로 탈바꿈 중랑천… 4대 하천도 복원

경기도 북부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의정부시. 도청이 있는 수원에 이어 1963년 현재의 경기도 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시로 승격했다. 군사전략의 요충지에다 경기북부의 관문 역할을 하면서 도시가 성장했다. 그러나 지금은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인구가 10번째이다. 분단과 남북 대치로 수도권이면서도 남부 지역보다 발전의 혜택을 누리지 못해 뒤처졌기 때문이다. 부대찌개가 대표 음식으로 알려질 만큼 군사도시, 행정도시의 인상이 강했다. 또 의정부의 도시 이름도 오래되고 낡은 이미지를 풍겼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왕자의 난' 때문에 함흥으로 갔다 한양으로 돌아올 때 조정 대신들이 이곳으로 찾아와 국사를 의논했기 때문에 붙은 지명이기 때문이다.

의정부 도심 행복로 입구의 분수대에 힘차게 활시위를 당기는 태조 이성계의 기마상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이곳은 소음과 인파가 짜증을 유발하던 거리였으나 차량 통행을 막고 산뜻한 문화의 거리로 다시 태어났다.(Canon EOS-1D MarkⅣ + EF 16-35㎜, 1:2.8, L Ⅱ USM 1/4초, ISO100 촬영) /김건수 객원기자 kimkahns@chosun.com

그러나 최근 의정부는 칙칙한 군사도시를 벗어나 녹색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우선 미군 기지나 군사 시설이 이전하고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반환 대상 미군기지 8개 가운데 5개는 이미 비운 상태에서 부지 활용을 위한 구상을 모두 끝냈다. 노후주택이 밀집한 옛 시가지는 뉴타운 사업을 앞두고 있다. 또 곳곳에서 택지개발이 진행되면서 아파트촌이 두루 들어섰다. 생태하천 조성, 경전철 사업 등을 계기로 주민들의 생활환경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최근 의정부시의 변화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는 중앙로이다. 차량과 인파가 짜증을 유발하던 거리가 걷고 싶은 문화의 거리로 거듭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도심의 도로 600m의 차량 통행을 막아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문화와 여가가 숨쉬는 '행복로'로 만들었다. 인근 의정부역을 중심으로 도심의 변화도 눈부시다. 복합쇼핑센터를 갖춘 민자역사가 내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의정부역 앞을 점령했던 미군기지에는 시민들에게 소중한 휴식공간이 될 공원이 들어선다. 제일시장, 청과야채시장 등 재래시장도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면서 활기를 얻어가고 있다.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설치한 산책로. /김건수 객원기자 kimkahns@chosun.com

특히 반환 미군기지는 이제 의정부시 발전의 제약 요인에서 도약의 거름이 되고 있다. 활용 가치가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의정부시는 반환 기지를 문화·행정·체육·여가 등 도시를 업그레이드할 다양한 기반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4월에는 금오동의 미군기지 2곳에 경기북부 광역 행정타운 조성사업을 착공한다. 또 다른 기지도 체육공원, 도서관, 도로로 활용된다. 반환이 예정된 대규모 기지인 캠프 스탠리에는 건국대 캠퍼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또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춰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정책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의정부 시내 11㎞를 누빌 경전철이 내년 8월 완공을 목표로 한창 진행되고 있다. 경전철이 개통되면 의정부 시내의 교통 여건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또 중랑천·부용천·백석천·회룡천 4대 하천의 생태하천 복원사업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의정부의 젖줄인 중랑천은 최근 수질이 크게 개선돼 다양한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됐다. 자전거도로, 수변공원, 체육시설 등이 두루 마련됐다.

다양한 영상을 표출하는 지붕 모양의 화면‘미디어 루프’. /김건수 객원기자 kimkahns@chosun.com

의정부시는 올해 중랑천과 부용천에 이어 회룡천(2011년), 백석천(2012년)의 복원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백석천의 경우 정부의 '청계천+20' 사업에 선정돼 콘크리트 복개시설을 걷어내고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게 된다. 의정부시는 통나무집과 인공암벽 등을 만든 직동공원, 레크리에이션장이 돋보이는 추동공원 등 시내 곳곳에 자투리땅을 활용해 공원을 조성해 부족한 녹지공간을 늘려가고 있다.

또 경기도 북부에서 구리시(33.3㎢)에 이어 좁은 면적(81.54㎢) 때문에 가용부지가 적지만 도시 개발도 활발하다. 금의·가능지구 등 구시가지 지역은 뉴타운 사업을 통해 친환경 주택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민락지구 등 대규모 택지개발도 앞두고 있다. 동부간선도로 확장, 3번 국도 대체우회도로 등 교통 여건 개선도 진행된다. 김문원 시장은 "저탄소 녹색성장에 맞는 도시 발전 기반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행복한 도시라는 시정 방침에 따라 각종 사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시 주요 현황

●면적: 81.54㎢ (경기도의 0.8%)

●인구:
43만1008명 (경기도의 3.8%)

●가구:
16만2244가구

●공무원:
936명

●2010년 예산:
6891억원

●재정자립도:
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