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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은 북한의 대승?

namsarang 2010. 8. 7. 15:20

[전문기자 칼럼]

'천안함'은 북한의 대승?

          ▲ 강철환·동북아연구소
              연구위원

지난 3월 26일 서해 백령도 앞바다에서 천안함북한 공격으로 침몰당했지만 중국러시아, 국내 친북(親北)단체들의 물타기로 북한을 제대로 단죄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 일본 신문은 "천안함 외교에서 북한이 이겼다"고 보도했다. 그럴듯한 얘기다. 국내에서도 천안함의 진실을 믿지 않는 국민이 30%나 된다고 하니 벌을 받아야 할 죄인보다 피해자가 더 고통스러워하는 이상한 현상이 대한민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 김정일과 그 측근들은 천안함을 침몰시킨 것만도 대단한 성공인데, 그것으로 남한 국민을 전쟁 공포에 떨게 만들고 남한을 분열시켰으니 그들이 잘 하는 말대로 '대승(大勝)'을 거뒀다고 자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천안함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은 이번 작전의 승리로 군부 내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했고 패배주의가 만연했던 북한 군부에도 승리의 자신감을 어느 정도 불어넣었을지 모른다. 이렇게 겉으로 보기에 북한의 완벽한 승리 같지만 실제로는 김정일은 작은 것을 얻고 큰 것을 잃고 있다.

북한 출신인 기자가 보기에 과거 두 정권 아래에서 우리 국민 사이에 스며든 안보 무관심은 대한민국의 안위를 위태롭게 하는 가장 무서운 내부의 적(敵)이었다. 전쟁이 무서워서 떨든 어떻든 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생긴 것은 다행이다. 또 북한이 몰래 준비해온 비대칭 전력의 실체가 드러난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 우리 군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도록 만들었다.

천안함 사태로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일체의 지원을 중단했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등이 주도하는 해산물에 대한 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북한의 주요 무역회사들은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화폐개혁으로 북한 내 시장이 마비되고, 천안함 사건으로 외화 수입이 급감하자 밑바닥부터 상층부까지 정권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게 터져 나오고 있다. 천안함 공격으로 우쭐했던 북한 군부는 북한의 다른 엘리트들로부터 공적(公敵)이 되고 있다. "경제난 해결이 시급한데 군부의 돌대가리들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다"는 것이다.

최근 평양을 방문한 해외교포들은 북한의 고위관리들의 태도가 예전과 같지 않다고 말한다. 화폐개혁 이전에는 배를 내밀며 외부 지원에 대해 트집 걸면서 간섭하기 바빴지만, 지금은 "옥수수 한 톨이라도 도와주면 감사하겠다"고 머리를 숙인다고 한다. 어떤 간부들은 "이거 큰일 났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니 제발 도와 달라"며 애원까지 했다고 한다. 밑바닥 주민은 물론이고 먹고살 만했던 간부 집단까지 생활고에 내몰리고 있을 정도로 다급한 상황이다. 군대에도 배급이 원활하지 않아 통강냉이(옥수수)와 감자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흔하다. 김정일의 권위에 금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동·서해에서 한·미(韓美)연합군이 벌이는 대규모 훈련은 북한 군부에 압력과 고통을 가할 것이다. 당장 병사들에게 먹일 쌀도 부족한 형편에 대응 훈련은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단죄는 겉으로 보이는 단기적인 결과물이 아니라 긴 시간에 걸쳐 서서히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다. 전투에서는 졌다고 해도, 자유 통일을 이룰 수 있는 주도권은 대한민국이 쥐고 있다는 사실만 잊지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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