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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회에서 박수칠 때와 안 칠 때

namsarang 2010. 8. 31. 21:58

[편집자에게]

연주회에서 박수칠 때와 안 칠 때

  • 오미주 분당 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장
              ▲ 오미주
얼마 전 '성남 아트센터'에서 세계적인 첼리스트 장한나와 함께한 '세계 청소년 관현악 페스티벌' 행사인 '앱솔루트 클래식'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12일자 A22면).

페스티벌 행사 2주 동안의 연주회에 참석하던 중 8월 27일 '앱솔루트 클래식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연주회 때의 일이었다. 연주회 안내 멘트방송이 울리고 지휘자로 훌륭하게 변신한 장한나가 드디어 무대에 등장해 지휘봉을 들고 지휘를 시작하려는 순간, 지휘자 시선 맞은편 무대인 합창석으로 한 아이와 어머니가 하이힐 소리를 요란스럽게 내며 들어왔다. 연주회장을 초긴장 상태로 만든 순간이었다. 관객들은 당황하였고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초조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장한나는 역시 세계적인 음악가답게 두 모자(母子)가 안내원의 안내를 받아 착석할 때까지 한참 동안 '아름다운 미소'로 기다려 주었다.

이어 슈베르트의 교향곡 제5번 Bb단조 D.485번인 교향곡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모두 4악장으로 구성된 곡으로 악장과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면 안 되는 게 관행이다. 그런데도 관객들은 한 악장이 끝날 때마다 너무나 당연한 듯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선사했다. 그러나 그것은 연주자를 멋쩍게 만드는 '박수'였다.

악장과 악장 사이의 여백(餘白)도 음악적 구성의 일부분이라, 곡의 통일성을 존중하기 위해 3~5악장이 모두 끝난 뒤 박수를 보내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많은 공연장에선 "공연 분위기를 위해 악장과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치지 말아 달라"는 안내방송도 한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의 공연관람 에티켓 수준은 과연 몇점을 줄 수 있을까? 공연 시간에 늦어 곡 사이사이에 음악회의 흐름을 끊으며 입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향곡의 악장과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 것처럼 되어 있다. 이는 우리의 음악교육, 즉 감상교육이 잘못되어 있다는 점을 시사해 주는 것이다.

악기 교육과 청음(聽音·감상)교육이 반드시 병행되어야만 바람직한 음악교육이 완성된다. 만일 음악회 프로그램에 교향곡이 들어가 있는데 몇 악장으로 구성되었는지 모를 때라면 지휘자가 연주를 끝내고 뒤돌아서서 관중을 바라볼 때 그동안 아꼈던 박수를 마음껏 치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