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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세계 여자프로복싱 4대 기구 통합 챔피언 올라

namsarang 2010. 9. 12. 21:43

김주희, 세계 여자프로복싱 4대 기구 통합 챔피언 올라

 

국내 여자 프로 복싱의 간판선수 김주희(24·거인체육관)가 세계 여자프로복싱 4대 기구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김주희는 12일 오후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펼쳐진 필리핀의 주제스 나가와(23)와 4대 기구 통합 타이틀 방어전 및 세계복싱연맹(WBF)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 결정전 10라운드 경기를 벌여 판정승했다.
   이로써 김주희는 지난해 9월 파프라탄 룩사이콩(태국)을 꺾고 여자국제복싱협회(WIBA), 여자국제복싱연맹(WIBF), 세계복싱연합(GBU) 라이트플라이급 통합 챔피언에 오른 데 이어 세계복싱연맹 타이틀까지 거머쥐면서 4대 기구를 통합한 챔피언이 됐다. 프로 통산 전적은 14승(6KO)1무1패가 됐다.
  

  2004년 국제여자복싱협회(IFBA)와 2007년 세계복싱협회(WBA) 챔피언에 올랐다가 반납한 것까지 포함하면 6대 복싱기구에서 돌아가며 챔피언을 차지한 셈이다. 여자 복서가 같은 체급에서 6대 기구를 석권한 것은 복싱 사상 처음이다.

 

12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필리핀의 주제스 나가와(23)와의 4대 기구 통합 타이틀 방어전 및 세계복싱연맹(WBF) 라이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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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 초반 김주희는 간간이 얼굴에 펀치를 허용하는 등 고전했다. 3라운드부터 안정을 찾은 그는 상대 안면에 정확하게 원 투 스트레이트를 날리면서 반격에 나섰다. 상대인 나가와의 공세도 매서웠다. 김주희는 상대의 주먹에 맞아 왼쪽 광대뼈 부위가 부어올라 눈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된 상황에서 경기를 펼쳤다.

         ▲ 김주희가 12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필리핀의 주제스 나가와(23)와의 4대 기구 통합
            타이틀 방어전 및 세계복싱연맹(WBF) 라이트플라이급(48.980㎏) 챔피언 결정전에서 판정
           승(2-0 1무)을 거둬 복싱 사상 첫 6대 기구 석권에 성공했다. 경기가 끝난 뒤 김주희의 얼굴
            에는 혈투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 연합뉴스
승기는 8라운드에 찾아왔다. 김주희는 체력이 떨어진 상대를 적극적으로 공략, 주도권을 잡았다. 이어진 9·10라운드에서 포인트로 이어지는 정확한 가격에 성공하면서 힘겨운 경기를 짜릿한 승리로 장식했다.

김주희는 경기 중 입은 상처 때문에 왼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면이 크게 부어올랐다. 그 때문에 4대 기구 통합 챔피언에 오른 뒤에도 제대로 말문을 잇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30분쯤 지나서야 겨우 말문을 열었지만, 정문호 거인체육관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만큼 고전이었다.

김주희는 “1년 만에 링에 서다 보니 초반에 경기 감각을 잡기가 어려웠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잘 풀릴 때도 있지만, 오늘처럼 힘든 경기도 한다. 이렇게 고전하면서 나도 성장한다고 생각한다”로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 최초로 이런 기록을 달성했다고 생각하니 오늘은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것 같다”며, “늘 경기가 끝나면 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 제자의 운동화까지 빨며 챙겨주신 관장님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김주희는 이제 여자 복싱 7대 기구에서 마지막 남은 세계복싱평의회(WBC) 타이틀을 따는 게 목표다.

정문호 관장은 “이르면 내년 초에 WBC 챔피언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상황에 따라 체급을 낮춰 두 체급 석권에 도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