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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파병

namsarang 2010. 11. 7. 19:51
[횡설수설/방형남]
 

UAE 파

 
 
130여 명 규모의 한국군 특전부대가 조만간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에 파견된다. 베트남전() 참전 이후 지금까지 국군의 해외 파병은 다국적군 참여와 유엔평화유지 활동에 국한돼 왔다. UAE 파병은 전투에 말려들 위험이 없는 국가에 가서 외국 군대를 훈련시키는 새로운 유형이다. 한국군이 다양한 전투수행 능력을 갖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강군이 되지 않았더라면 꿈도 꾸지 못했을 파병이다.

▷특전부대 파병은 UAE의 요청으로 추진됐다. 지난해 한국이 UAE와 원자력발전소 수주() 문제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UAE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군사협력을 우리 측에 요구했다. 구체적인 협력 리스트로 한국군 파견과 연합훈련을 제시했다. 올해 5월 무함마드 왕세자가 특전사를 방문해 훈련 시범을 본 뒤 특전부대를 지목해 파병을 요청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UAE가 특전부대를 잘 키우면 우리가 건설할 원전 방어도 든든해진다.

▷UAE에는 미국 프랑스 호주 영국 등 10개국 군대 3000여 명이 파견돼 활동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UAE와의 군사 협력에 적극적이다. 외교적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미 군사 협력의 과실을 짭짤하게 챙기고 있다. 경계용 장비와 탄약 차량 등 2000만 달러어치의 방산물자 수출 계약 체결에 이어 20mm 벌컨포와 K-11 복합소총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이다. 500∼700명의 예비역을 UAE에 취업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군대도 국익에 도움이 되면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전방위 외교 시대다. 민주당은 우리와 리비아 및 이란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을 때 “중동 외교가 실종됐다”며 정부를 공격했다. 특전부대 파병으로 UAE와의 관계가 긴밀해지면 대()중동 외교와 경제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민주당은 무엇이 국익인지 고민이나 해보고 파병에 반대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민주당이 UAE 파병을 원전 수주를 위한 ‘끼워 팔기’라고 비난한 것은 지나쳤다. 야당이라 해도 국군을 모욕할 권리는 없다. 국방부가 오해를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기는 하다. 국방부는 10월 중순 UAE에 실사단을 파견했으면서도 쉬쉬하다 3일에야 파병 계획을 밝혔다. 국방부는 이제라도 야당에 추진 과정을 충분히 설명해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