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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블루골드’ 물산업 성장시키려면

namsarang 2010. 11. 9. 23:11
[기고/김응호]
 

‘21세기 블루골드’ 물산업 성장시키려면

 
 


2005년 이래 물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물을 공공재에서 경제재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의 설득력이 점차 커졌다. 지구 차원의 기후변화와 물 부족 문제가 21세기 글로벌 이슈로 부상했다. 도시화 및 산업화로 물 수요가 크게 증대했다. 확실히 물 산업은 지구촌의 21세기 블루골드 산업으로 급성장하는 중이다. 세계 물시장은 현재 베올리아 등 구미, 특히 프랑스의 다국적기업이 선점하고 있다. 그들은 자국 지자체의 상하수도 광역 및 통합화 운영을 기반으로 성장하여 지금은 세계 물 시장에서 설계, 건설, 운영은 물론이고 파이낸싱까지 담당하는 거대기업으로 군림한다.

그러나 국제적으로도 물 산업의 개념 및 범주가 명백히 정의된 바는 없다. 물의 종류가 어디까지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일반적인 대상인 상수와 하·폐수 외에도 농업용수, 빗물, 온천수, 나아가 병물 및 해양심층수 등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의 공급과 처리·이용을 위한 시설의 설계, 시공, 운영은 물론이고 관련 기자재 분야도 물 산업의 중요 요소이다. 국내 물 산업의 77% 이상을 상하수도가 점하고 있다. 따라서 상하수도 분야의 육성에 집중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는 물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안이다.

한국의 상하수도 보급률은 2008년 기준으로 상수도 93%, 하수도 88%로 매우 높다. 지금까지 국내 물 기업은 시설 건설 위주의 사업을 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다. 우리 기업의 설계, 시공 경험과 역량은 상당히 확보했으나 운영관리 경험이 거의 없고 자금력이 달려 해외진출에 필요한 역량이 크게 부족하다.

국내 기업의 노력이 부족한 점도 분명히 있지만 정부의 정책 뒷받침도 미흡했다. 구미의 세계적 물 기업은 자국의 상하수도 운영관리를 기반으로 성장했는데 우리나라는 일부 하수처리장의 단기간 민간위탁 외에는 민간기업이 지자체 상하수도 운영에 참여하는 길을 열어 주지 않았다.
 
상하수 고도처리, 해수담수화, 하수도 통합관리 등 일부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도 이미 세계적 경쟁력이 있다. 또 근래에는 상하수도 고성능 파이프 제조, 수처리용 막 소재 및 공정 기술이 발전했다. 앞으로 정보기술(IT) 기반의 지능형 물 생산·공급 시스템 등의 운영기술을 배양하면 기술적으로는 세계 블루골드 시장에 충분히 진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문제는 상하수도 운영관리 능력과 자금동원 능력을 속히 키우는 일이다.

국내 물 기업의 세계 진출을 위해서는 먼저 정부가 단계적으로 국내 물 기업의 상하수도 운영관리 역량을 키우는 정책이 급하다고 본다. 현재 영세 규모로 운영되는 시군별 지방상수도부터 광역화하고 통합하여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정책이 중요하다. 현 단계에서 민간기업으로의 전담 위탁운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된다. 일차적으로 공기업에 위탁하여 전문성을 확보하되 민간기업은 공기업과의 컨소시엄을 통하여 수도사업 운영 노하우를 습득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국내 민간기업이 이른 시일에 토털 솔루션 능력을 보유한 세계적 물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종국적으로는 공기업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의 광역 통합수도 운영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말로만 물 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목전의 이익을 모두 챙기겠다는 자세로는 우리의 미래를 열 수 없다. 세계로 진출한 우리의 물 기업이 우리나라 ‘미래 세대의 먹을거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정부, 기업, 지자체 및 전문가의 협력과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김응호 홍익대 교수 지속가능발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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