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육정수]
G20 반대시위의 억지
어제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전국노동자집회’는 경찰버스와 진압경찰이 주변 도로를 겹겹이 에워싼 가운데 진행됐다. 2만여 명의 집회 참가에 대비해 이곳과 세종로 일대에는 1만여 명의 경찰이 깔렸다. 경찰의 사전 허가를 받은 합법집회였지만 언제 불법집회로 바뀔지 알 수 없었다. 집회가 시작된 오후 3시경 서울광장의 잔디밭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전교조 전공노 등이 들고 나온 수백 개의 대형 노조 깃발이 펄럭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잔디광장 주변은 진보, 좌파, 친북 성향 단체들이 좌판을 차리고 ‘손님’을 끌었다. 얼핏 보면 재래시장 같은 분위기였다. ‘용산참사 살인진압 진상규명’ ‘의료민영화 저지, 무상의료 실현’ 같은 해묵은 주장 외에 천안함 사건 등 군사 관련 이슈들도 대거 등장했다. ‘한미 무력시위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한다’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친북반미 주장 일색이었다. ‘재능교육 규탄’ ‘학생인권선언 지지’란 구호도 빠지지 않았다.
▷이날 집회는 최근 구미 KEC 노조원 1명의 분신을 계기로 금속노조가 선언한 총파업의 예행연습장인 듯했다. 무대에는 ‘다시 전태일 되자’는 구호가 붙어 있었다. 전태일 분신자살 40주기를 기념하는 ‘전태일 노동상’ 시상식과 함께 대형 스크린에서는 과격시위와 경찰진압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합법시위는 여기까지였다. 열기가 고조되면서 집회 시작 30분 만에 서울광장과 플라자호텔 사이 차도를 집회 참가자들이 점령하고 경찰 저지선은 후퇴했다. 집회가 끝난 뒤 잔디밭에는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노동자들은 촛불을 들고 시가행진을 시도했다. 확성기에서는 “빈 깡통인 G20의 허울 뒤에 한미 FTA 밀실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격앙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STOP G20’ 피켓을 앞세운 시위대는 ‘기본권 침해하는 G20’ ‘민주주의 파괴하는 G20’이라고 비난했다. 세(勢)를 과시하자는 것인지, 억지주장으로 국민을 설득하자는 것인지 종잡을 수 없었다. 11, 12일 G20을 앞두고 서울에는 참가국 관계자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주변 호텔에서 시위 모습을 구경하던 외국인들은 어떤 느낌을 가졌을지 궁금하다.
육정수 논설위원 sooya@donga.com
▷잔디광장 주변은 진보, 좌파, 친북 성향 단체들이 좌판을 차리고 ‘손님’을 끌었다. 얼핏 보면 재래시장 같은 분위기였다. ‘용산참사 살인진압 진상규명’ ‘의료민영화 저지, 무상의료 실현’ 같은 해묵은 주장 외에 천안함 사건 등 군사 관련 이슈들도 대거 등장했다. ‘한미 무력시위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한다’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친북반미 주장 일색이었다. ‘재능교육 규탄’ ‘학생인권선언 지지’란 구호도 빠지지 않았다.
▷이날 집회는 최근 구미 KEC 노조원 1명의 분신을 계기로 금속노조가 선언한 총파업의 예행연습장인 듯했다. 무대에는 ‘다시 전태일 되자’는 구호가 붙어 있었다. 전태일 분신자살 40주기를 기념하는 ‘전태일 노동상’ 시상식과 함께 대형 스크린에서는 과격시위와 경찰진압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합법시위는 여기까지였다. 열기가 고조되면서 집회 시작 30분 만에 서울광장과 플라자호텔 사이 차도를 집회 참가자들이 점령하고 경찰 저지선은 후퇴했다. 집회가 끝난 뒤 잔디밭에는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노동자들은 촛불을 들고 시가행진을 시도했다. 확성기에서는 “빈 깡통인 G20의 허울 뒤에 한미 FTA 밀실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격앙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STOP G20’ 피켓을 앞세운 시위대는 ‘기본권 침해하는 G20’ ‘민주주의 파괴하는 G20’이라고 비난했다. 세(勢)를 과시하자는 것인지, 억지주장으로 국민을 설득하자는 것인지 종잡을 수 없었다. 11, 12일 G20을 앞두고 서울에는 참가국 관계자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주변 호텔에서 시위 모습을 구경하던 외국인들은 어떤 느낌을 가졌을지 궁금하다.
육정수 논설위원 soo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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