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던 한국 양궁이 장애인 대회에서도 '최강'을 입증했다.
한국은 17일 막을 내린 양궁에서 총 9개의 금메달 중 3개를 따냈고, 은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더해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경기인 여자 리커브 오픈 단체전에서 압도적인 홈 관중의 응원을 등에 업은 중국을 195-190으로 물리치고 대미를 금빛으로 장식했다.
한국은 지난 2006년 아시아태평양 장애인경기대회에서 금메달 9개 가운데 5개를 수확한 데 이어 올해도 최강자 자리를 유지했다.
2년 마다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은 2001년부터 2009년 대회까지 5회 연속 종합 우승의 대기록을 잇고 있다.
랭킹라운드 때부터 한국은 고희숙(43)과 김란숙(43), 이화숙(44)이 리커브 오픈 단체전에서 총 216발 합계 1천811점을 쏴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등 활약을 예고했고, 결국 종합 우승까지 이어졌다.
목표달성은 했지만 안태성 양궁 대표팀 감독은 "기대했던 것 보다는 부족했다"고 이번 대회를 평가했다.
안 감독은 "여자 스탠딩 등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더 딸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대회 일주일 전부터 광저우에 와서 현지적응 훈련을 했으나 양궁이 시작하던 날부터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 변수가 됐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또 "일정이 갑자기 바뀌는 등 대회 운영도 미숙했다"고 꼬집었다.
우여곡절 끝에 '금빛 활시위'를 당겼지만 앞으로 계속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일반 양궁과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다른 국가의 견제에 시달리고, 선수층도 두텁지 않기 때문이다.
안태성 감독은 "이란과 태국 등이 한국 지도자를 영입하고 비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시키는 등 노력을 거듭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전력이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교생 신궁' 김우진(18.충북체고)을 비롯해 끊임없이 신예가 쏟아지는 일반 경기에 비해 장애인양궁은 어린 선수를 구하기 힘들다.
고희숙과 이억수(45) 등 이번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건 주축 선수는 대부분 불혹을 넘겼다. 가장 나이가 어린 선수가 1972년생이다.
안태성 감독은 "운동이 힘들어 젊은 사람들은 안하려고 한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부상을 안고 뛴 선수도 있고, 장애인 선수들이 휴식과 치료에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 육성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털어놨다.
아직 이천 장애인종합훈련원에는 양궁장이 없다. 2012년에 완공될 예정이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수원의 보훈교육연구원 양궁장을 빌려 연습했다.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까지도 이천 훈련장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 감독은 "훈련장소 뿐만 아니라 성과에 대한 보상이 적어 선수들의 목표의식이 흐려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라면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도 연금 포인트도 없고 포상금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2관왕에 오른 고희숙은 "저희도 연금을 받고 싶다"면서 "메달 딸 때만 오지 마시고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광저우=연합뉴스)
최종편집 : 2010-12-17 2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