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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탁구, 모처럼 희망의 빛

namsarang 2010. 12. 20. 22:28
김경아-박미영 조, 그랜드 파이널스 복식 우승 

 

                                                              위기의 한국탁구, 모처럼 희망의 빛

 

지난달 막을 내린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탁구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은메달 1개와 동메달 4개. 2006년 도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노 골드’였다. 김택수 남자 대표팀 감독은 “기존 멤버들로는 안 된다는 게 확실해졌다. 단기적으로 성적을 못 내더라도 신인들을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탁구인 대부분이 동의하는 분위기 속에 22일 탁구 발전 방안 모색을 위한 공청회까지 잡혔다. 그만큼 위기감이 감돈다.

그래도 19일 꽤 규모 있는 국제대회에서 모처럼 금메달이 나왔다. 주인공은 김경아(대한항공·세계 5위)-박미영(삼성생명·14위).

김경아-박미영 조는 19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한항공배 프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 대회 여자 복식 결승에서 홍콩의 장화쥔(10위)-톄야나(13위)를 4-1(11-7, 11-7, 9-11, 11-9, 11-9)로 이기고 우승했다. 이 대회는 국제탁구연맹(ITTF)이 주관하는 올해 프로 투어를 총결산하는 성격의 대회.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두 세트를 내리 빼앗은 김-박 조는 세 번째 세트에서 숨을 고른 뒤 승부처가 된 4세트에서 커트 수비와 공격을 적절히 섞어 점수를 쌓은 끝에 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갈랐다. 내년이면 34세인 베테랑 김경아는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기량이 좋아져 세대교체론이 무색할 지경. “오늘 우승으로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 1년 반 앞으로 다가온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목표로 다시 뛰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 세계 최강 중국 선수들은 참가 자격이 안 돼 나오지 않았는데도 단식 우승은 쉽지 않았다. 여자 단식 결승까지 오른 중국 귀화 선수 석하정(대한항공·17위)은 세계 3위 펑톈웨이(싱가포르)의 빠른 플레이에 막혀 0-4(5-11, 6-11, 8-11, 2-11)로 졌다. 광저우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재기를 준비했던 유승민(삼성생명·16위)은 준결승까지 올랐지만 독일의 바스티안 슈타이거(33위)에 2-4(8-11, 11-8, 12-14, 11-7, 3-11, 12-14)로 패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김경아(앞)와 박미영이 19일 여자 복식 결승에서

       홍콩의 장화쥔-톄야나 조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노 골드에

       그쳤던 한국 탁구엔 모처럼의 경사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