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를 희롱(제130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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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탁희성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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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가 대구 감영에서 불구인 자신을 동정하는 감사에게 오히려 천주교 신앙을 권고하고 있다. 김시우(알렉시오, 1782~1815)는 1782년 충청도 청양 양반 집안에서 태어났다. 착하고 어진 성품이었으나 오른쪽 몸이 불편해 결혼할 수가 없었고, 일하기가 어려워 가난하게 생활해야만 했다. 일찍이 고향 인근에 전해진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인 알렉시오는 열심히 신자 본분을 지키면서 누이에게 교리를 가르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교우들에게 교리를 설명해 주거나 비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 노력했다. 그러나 가난해서 교우들의 애긍으로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김시우는 고향을 떠나 진보 머루산 교우촌(현 경북 영양군 석보면 포산동)으로 이주했다. 1815년 초에 일어난 을해박해 때 포졸들이 쳐들어와 교우들을 체포하기 시작하자, 자원해 천주교 신자라는 것을 밝히고 그들 뒤를 따라갔다. 김시우는 안동으로 끌려갔다가 다시 대구로 압송됐다. 대구에서 턱이 부서지는 혹독한 형벌을 받은 그는 음식을 먹을 수도, 구할 수도 없는 처지로 지내다가 2개월 만에 굶주림과 형벌의 상처로 옥사했다. 1815년 5월 혹은 6월로 그의 나이 33살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