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II] [우리동네 지명유래]
(31) 노루의 목처럼 길게 생긴 노루목 '장항동'
일산 'JDS지구'
성저리 등 작은 마을 합쳐 큰 동네로 변한 대화동…
최근 건축행위 제한이 풀린 가칭 'JDS지구'는 고양시가 시가화예정용지로 지정한 곳으로 이 지역 장항동과 대화동, 송포동의 영문 첫 글자를 딴 이름이다. 장항동(獐項洞)은 자유로에서 장항IC를 통해 일산신도시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논밭과 공장이 늘어선 장항1동과 오피스텔, 백화점 등이 빼곡한 장항2동이 서로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고양시사(市史) 등에 따르면 장항은 '노루 장'에 '목 항' 자를 써 '노루목'을 뜻한다. 마을의 모양이 노루의 목처럼 길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다. 주민들은 노루목을 쉽게 '놀메기'라고도 불렀다. 마을이 길게 형성됐을 뿐만 아니라 이 일대에는 실제로 노루가 많이 살았다고 전한다. 1960년대 농지개량조합이 평야를 조성하기 전까지 이곳에는 갈대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 노루들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었다고 한다. 정발산을 노닐던 노루가 마을에 내려오는 일도 잦았다고 한다. 하지만 1990년대 신도시가 건설되면서 노루는 자취를 감췄고 노루의 친척인 고라니 100여 마리만이 장항습지에 남아 있다.
지하철 3호선의 종착역인 대화역과 킨텍스, 고양종합운동장 등이 있는 대화동(大化洞)은 1914년 행정구역이 통합되면서 '크게 변했다'는 뜻에서 생긴 이름이다. 당시 성저리(城低里) 등 이 일대 작은 마을들이 합쳐져 대화리가 됐다.
현재 대화동에 조성된 성저(城低)마을과 장성(長成)마을도 대화동 일대에 있었던 옛 마을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성저는 삼국시대 고구려의 토성 아래에 형성된 마을이란 뜻이다. 장성은 북쪽의 장단마을 주민들이 한국전쟁 때 피난와 마을을 일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화동이 속해 있던 사포면(巳浦面)은 1914년 송산면(松山面)과 합쳐져 송포면(松浦面)이 됐다가 1992년 고양군이 시가 되면서 송포동과 대화동으로 나뉘었다. 현재 송포동은 법정동인 대화동과 법곳동을 아우르는 행정동이다.
대화동 일대에는 현재 JDS지구뿐만 아니라 킨텍스 제2단계, 한류월드 등의 대형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그 이름처럼 또 한 번 크게 변할 전망이다.
최종석 기자 com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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