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
대한민국 가슴에 마흔여섯 호국의 별이 뜬다
서해 지키는 46용사 1년전 오늘 천안함은 북한이 발사한 어뢰에 두 동강이 난 채 46용사와 함께 차가운 서해 바다에 가라앉았다. 백령도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 새겨진 늠름한 모습의 용사 46인이 해가 저무는 바다를 뒤로하고 한반도를 바라보고 있다. 그들을 지키지 못한 것도, 그들이 눈을 감지 못하고 지키고 있는 것도 대한민국이다. 이 위령탑은 27일 제막한다. 백령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천안함 46용사 떠난 지 오늘 1년
꽃다운 젊음이여 만인의 사랑이여
오늘 이 나라의 하늘에는 크고 밝은 별들이
떠올라 세상을 밝히고 있습니다
바로 한 해 전 서해 전선을 지키다가
잔악한 적들의 불의의 폭침으로 산화한
대한민국 마흔여섯 해군용사들이
자유 평화를 수호하는 성좌로 빛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의 이 아들들은
당당하게 선택한 해군의 이름만으로도
영광이었으며 나라사랑이었으며
산도 바다도 뛰어넘는 천하무적 용맹이었습니다
아 그날 2010년 3월 26일 늦은 밤
누구는 아버지 어머니께
누구는 사랑하는 아내와 연인들에게
그리움이 쏟아지는 편지를 띄우고
저마다의 푸른 꿈을 바다보다 넓게 펼치던 시간
어찌 하늘인들 알았으리오
바다가 두 동강이 나는 한순간의 폭발을
꽃다운 젊음들이여 만인의 사랑이여
그대들의 육신 그대들의 정신은
왜적을 막으려 동해의 용이 된 문무대왕
세계 해전사의 가장 위대한 영웅 충무공의
기상과 용맹과 지혜를 이어받았으니
그대들로 하여 분단조국은 하나가 되고
그대들로 하여 대한민국은 세계의 으뜸이 되리니
마흔여섯 호국의 별들이시여 영령이시여
오늘 여기 겨레의 염원 속에
사랑하는 부모 형제자매들이
통곡으로 올리는 초혼제에 오셔서
못다 부른 이름 못다 한 사랑
얼굴 어루만지고 손도 잡아주소서
해보다 밝은 환한 웃음으로
꽃피는 새날 맞아주소서
―이근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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