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이정훈]
중국 항공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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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6011억 위안(약 917억 달러)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지난해보다 12.7% 증가했다. 경제적으로 미국에 이어 G2의 반열에 오른 중국이 군사력에서도 2위를 굳힐 태세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 항공모함이 한미 연합훈련을 위해 서해로 진입하려고 했을 때 막무가내로 막아섰다. ‘남이 하면 불륜, 자기가 하면 로맨스’ 식의 억지와 다를 바 없다.
▷중국이 이 배를 완성하는 데 1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이유는 엔진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엔진이 없는 상태에서 이 배를 구입했다. 군함 엔진의 제작 기술이 떨어지는 중국은 성능 좋은 엔진을 장착하기 위해 무척 고심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배의 최고 속도가 20노트 정도일 것으로 추정한다. 20노트는 컨테이너선이 내는 최고 속도로 미국 항공모함의 최고 속도인 30노트에 크게 못 미친다. 기술이 부족한데도 중국이 항공모함 건조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정치적 이유 때문일 것이다. 중국은 여차하면 항공모함을 끌고 가 공격기지로 활용할지 모른다.
▷중국은 이 배를 ‘시랑(施琅)’으로 명명할 예정이다. 시랑은 명나라 말 수군 제독인 정성공(鄭成功)의 아버지 밑에서 일했다. 그는 정성공이 자신의 일족을 죽이자 청나라로 도망가 제독이 됐다. 시랑이 이끄는 청나라 수군은 1683년 대만을 공격해 먼저 대만에 와 있던 정성공 세력을 굴복시키고 대만을 청의 영토로 편입시켰다. 한족(漢族)인 시랑은 만주족이 세운 청 왕조에 큰 공을 세웠다. 옛 소련에서 우크라이나, 다시 중국으로 국적이 바뀐 이 배의 행로와 비슷하다. 중국의 항공모함 보유가 우리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군과 정부는 정밀하게 분석해보기 바란다.
이정훈 논설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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