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

蘭皐平生詩(난고평생시)

namsarang 2011. 5. 10. 14:52

 

 

蘭皐平生詩(난고평생시)

                           난고는 김삿갓(金笠)의 아호, 본명은 김병연(金炳淵)                           

봄이면 放浪人 김삿갓 시인이 생각 난다.

어쩌면 우리네 인생 자체가 방랑하는 나그네 신세가 아닐런지?

아래 蘭皐平生詩(난고평생시)는

 김삿갓이 말년에 자기의 한 많은 일생을 회고하며

눈물로 쓴 자서전적인 작품이다.

 

論鄭嘉山忠節死嘆金益淳罪通于天

(논정가산충절사탄김익순죄통우천..

가산 군수 정시의 충절의 죽음을 찬양하고,

선천 부사 김익순의 죄가 하늘에까지 이르렀음을 탄식한다)

이 金炳淵(김병연)으로 하여금 김삿갓이 되게 한 작품이라면,  

蘭皐平生詩는 조선말을 대표하는 유명 詩人 되게 한 작품이다.

 

 이 두 작품은 수레의 양쪽 바퀴와 같이 김삿갓 시인을 지탱 시켜주는 기둥이다. 

金笠詩(김립시)를 이해하려면 먼저 이 두 작품부터 감상해야 한다.

 

 흔히들 김삿갓의 시를 '언어의 유희니 음담이니' 하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나

이것은 蘭皐平生詩를 읽지 않은데 그 원인이 있다. 

 

 이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김삿갓에 대한 시인으로서의 평가는 우호적으로 바뀐다.

 

                                     蘭皐平生詩

 

 

  鳥巢獸穴皆有居   조소수혈개유거

  顧我平生獨自傷   고아평생독자상

  새도 둥지가 있고 짐승도 굴이 있어 보금자리가 있건만

  내 평생 돌아보니 집도 없이 홀로 외로웠구나.
 

 

 

 

 

  茫鞋竹杖路千里   망혜죽장노천리

  水性雲心家四方   수성운심가사방

  짚신 신고 대지팡이 짚고 천리 길 떠돌며

  물처럼 구름처럼 방랑하며 천지사방 가는 곳이 내 집이었다

 

   尤人不可怨天難   우인불가원천난

   歲暮悲懷餘寸腸   세모비회여촌장

   그러나 어찌 사람을 원망하고 하늘을 탓하랴.

   해마다 해 저물 때면 슬픈 회포 가슴에 가득하네.


 

                 初年自謂得樂地   초년자위득락지

                 漢北知吾生長鄕   한북지오생장향

                 초년에는 나도 행복한 집안에서 태어낫으니

                    한북 땅이 내가 자란 그리운 고향이네.


 

                 簪纓先世富貴人   잠영선세부귀인

                 花柳長安名勝庄   화류장안명승장

   벼슬 높던 조상들은 부귀한 사람들이고

    영화롭던 장안서도 이름 높던 가문일세.


 

   隣人也賀弄璋慶   인인야하농장경

   早晩前期冠蓋場   조만전기관개장

   이웃 사람들 옥동자 얻었다고 축하해 주었고

    언젠가는 출세하리라 기대하였다네.


 

  鬚毛稍長命漸奇   수모초장명점기

  灰劫殘門飜海桑   회겁잔문번해상

  자랄수록 운명은 점점 기박하여

  오래잖아 멸족의 문중에는 상전이 벽해로 변했네.


 

  依無親戚世情薄   의무친척세정박

  哭盡爺孃家事荒   곡진야양가사황

  의지할 친척도 없는 세상 인정마저 야박한데

  부모마저 돌아가서 집안은 망했도다.


 

  終南曉鐘一納履   종남효종일납리

  風土東方心細量   풍토동방심세량

  종남산 새벽 종소리에 짚신 한 짝 둘러메고

  동방의 풍토를 골고루 헤매었다네.


 

  心猶異域首丘狐   심유이역수구호

  勢亦窮途觸藩羊   세역궁도촉번양

  마음은 아직도 타향에서 고향 그리는 여우같고

  신세 또한 울타리에 뿔이 걸린 궁한 양과 같네.


 

  南州從古過客多   남주종고과객다

  轉蓬浮萍經幾霜   전봉부평경기상

  예로부터 남쪽 고을에는 과객이 많은데

  쑥대궁 굴 듯 부평초 떠돌 듯 몇 년이나 떠돌았던가.


 

  遙頭行勢豈本習   요두행세기본습

  絜口圖生惟所長   혈구도생유소장

  고개를 떨구는 버릇이 어찌 내 본성이리요?

  입을 놀려 먹고 살기 위해 생긴 버릇이었다.


 

  光陰漸向此中失   광음점향차중실

  三角靑山何渺茫   삼각청산하묘망

  아까운 세월 그런 사이에 다 지나가 버리고

  삼각산 푸른 모습 어찌 이리 눈앞에 아득한가.

 

 

 

  江山乞號慣千門   강산걸호관천문

  風月行裝空一囊   풍월행장공일낭

  팔도강산 걸식하는 소리 천호에 익숙하고

  풍월을 벗삼는 행장은 언제나 무일푼!

 

 

                      千金之子萬石君   천금지자만석군

                      厚薄家風均誠嘗   후박가풍균성상

  천금같은 귀공자와 만석꾼 부잣집

  후하고 박한 가풍 골고루 맛보았네.


  身窮每遇俗眼白   신궁매우속안백

  歲去偏傷鬢髮蒼   세거편상빈발창

  내 신세 기구하니 항상 남의 냉대 받고

  세월이 갈수록 백발은 늘고 마음 더욱 아프네.


 

   歸兮亦難佇亦難   귀혜역난저역난

   幾日彷徨中路傍   기일방황중로방

   아! 돌아가기도 어렵고 머물기도 어려운 내 신세여!

   얼마나 길가에서 방황하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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