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그림

17~18세기 궁정문화와 성미술 세계로 여행

namsarang 2011. 5. 29. 20:48

 

17~18세기 궁정문화와 성미술 세계로 여행

    바로크ㆍ로코코 시대 궁정문화전, 8월 2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샤를 르브렁, 캔버스에 유채, 1642-1645년.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는 17~18세기 제단화의 주된 주제였다. 바로크 시대 화가들은 죽은 그리스도의 잿빛 피부색과 뒤틀린 몸을 묘사할 때 인물의 감정을 투영했다. 이 작품 역시 대각선 구도와 날카로운 명암 대비로 연극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안료가 바래 갈색 바탕칠이 그러나기도 하는 등 작품의 화려함은 퇴색됐다. 그러나 병사와 성 요한이 걸친 붉은 옷, 그리고 정신을 잃은 성모 마리아가 입은 푸른 옷은 생생한 본래 생채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바로크ㆍ로코코 시대 궁정문화와 성미술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3일부터 8월 2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 열리고 있다.

 17~18세기 서양예술 사조인 바로크 양식은 반종교개혁의 표현수단으로 사용돼 이전 종교미술과는 다른 혁신적이고 새로운 예술 스타일을 보인다. 이전의 절제된 건축에서 벗어나 풍부한 장식을 사용한 로마의 성 베드로대성당이 대표적 예다. 회화는 빛과 그림자의 강한 대조를 통한 격렬한 명암 대비가 특징이다. 로코코는 바로크 양식을 계승한 예술사조다.

 전시되는 예술품 101점은 영국 빅토리아ㆍ앨버트 박물관 소장품이다. 전시관은 유럽 궁정의 미술 후원, 권세와 영광, 종교적 장엄, 실내 장식, 패션과 장신구 등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돼 있다.

 특히 성작, 미사제의 등 각종 교회 예술품이 전시된 '종교적 장엄' 주제는 신자들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바로크 양식 특성에 걸맞게 교회 유물 역시 화려하다. 스페인 조각가 페드로 드 메나의 '슬픔에 잠긴 성모 마리아', 프랑스 화가 샤를 르브렁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등 다양한 교회 미술품을 관람할 수 있다.

                                                                                                                                                                           김은아 기자 euna@pbc.co.kr


▲ 성광(聖光), 요하네스 체켈, 은ㆍ금도금, 1705년. 중앙의 은(銀)부조는 최후의 만찬 식탁에 둘러앉은 사도들과 성체로 표현된 예수님으로 구성돼 있다. 성광은 성체현시, 성체강복, 성체행렬 때 성체를 보여주는데 쓰이는 성당기물이다.


▲ 성작, 모스크바 크렘린 공방 추정, 은ㆍ금도금ㆍ에나멜, 1702년. 러시아정교회 전례에서는 신자 대중이 성혈을 모시기 때문에 성작이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크다. 잔에는 성체성사의 신비를 드러내는 고대 슬라브어 성경 구절이 새겨져 있다.


▲ '피에타를 위한 작은 신전', 크리스토프 렌커, 참나무에 흑단판ㆍ은, 1613년. 성모 마리아가 죽은 아들 예수를 무릎에 안고 슬퍼하고 있다. 주변의 천사들이 채찍질 기둥, 창, 사다리 등 수난의 도구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