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한다. 이처럼 기쁨은 우리 삶의 원동력이 된다. 기쁨은 용기와 자신감이 생기게 해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준다.
기쁨은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의 즐거운 마음이나 느낌'이란 사전적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때때로 쾌락과 그 의미가 혼동되곤 한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저서 「소유냐 삶이냐」에서 기쁨과 쾌락의 차이를 밝힌다. 그는 기쁨은 삶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며, 우리가 하고자 하는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감정이고 삶을 지속적으로 비춰주는 빛과 같은 존재라고 한다. 하지만 쾌락은 말초적 흥분을 일으킬 뿐 쉽게 사라져버리는 것이고 그 남은 공간을 슬픔으로 채워버리며, 그 슬픔을 달래기 위해 더 강한 쾌락을 요구하게 되고 결국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고 했다.
기쁨은 성경에서 다루는 중요한 주제 중 하나다. 성경에서는 전쟁의 승리, 추수, 성공 등 세속적이고 인간적인 기쁨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영적 기쁨에 대해 언급한다. 하느님께서 진정한 기쁨의 원천이 되며,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에서 나타나는 결과가 바로 기쁨이다. "그러면 전능하신 분께서 자네의 기쁨이 되시고 자네는 하느님께 얼굴을 들게 될 것일세"(욥 22,26).
그래서 인간의 삶에서 누리는 참된 기쁨은 하느님의 선물이다. 참다운 기쁨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 안에서 이뤄진다고 한다. "주님을 바라보아라. 기쁨에 넘치고 너희 얼굴에 부끄러움이 없으리라"(시편 34,6).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서 받는 심한 핍박과 최악의 고난 중에도 기쁘게 살 수 있다. "또한 여러분은 큰 환난 속에서도 성령께서 주시는 기쁨으로 말씀을 받아들여, 우리와 주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1테살 1,6). "오히려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니 기뻐하십시오. 그러면 그분의 영광이 나타날 때에도 여러분은 기뻐하며 즐거워하게 될 것입니다"(1베드 4,13).
또 악의 유혹과 시험은 그리스도인의 성화를 이루도록 하기에 오히려 기쁨을 위한 기회가 된다. "나의 형제 여러분, 갖가지 시련에 빠지게 되면 그것을 다시없는 기쁨으로 여기십시오"(야고 1,2).
복음(福音)은 복된 소식, 반가운 소식, 기쁜 소식을 뜻한다. 복음에는 죽은 영혼을 살리고 죽음을 초월하는 힘이 있으며 구원의 삶으로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그리스도 탄생은 큰 기쁨으로 규정한다.
특히 루카복음은 기쁨의 복음이라 불릴 만큼 전체적으로 밝은 인상을 준다. 예수님 생애와 그분의 출현, 그분의 수난과 고통도 다 큰 기쁨을 의미한다(루카 2,10-11).
기쁨은 불평이나 짜증을 느끼게 하지 않고 모든 일에 감사하게 한다. 따라서 기쁨은 그리스도교 신자 삶의 특징이 된다. 구원자 예수님의 복음을 듣고 그분께 의지하는 우리 마음은 언제나 기쁨으로 충만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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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그리스도인은 최악의 고통 중에서도 기쁘게 살 수 있는 이다. 그림은 렘브란트가 그린 '성 스테파노의 순교'(1625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