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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화하자면서 해안포 도발하나

namsarang 2011. 8. 11. 22:36

[사설]                                                                                                                                                                                         2011년 8월 11일 목요일

 

北, 대화하자면서 해안포 도발하나

 

북한이 어제 서해 연평도 동북쪽 해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5발의 해안포 사격을 가했다. 5발 가운데 2발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것으로 우리 군은 보고 있다. 작년 8월 9일 북한이 백령도 연평도 인근 해상으로 130여 발의 해안포를 발사한 지 꼭 1년 만이다. 북한이 서해에서 특별한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기간이 아니고 사전 예고도 없었다는 점에서 의도된 도발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우리 군의 대응은 이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문제점을 드러냈다. 오후 1시경 북이 3발의 해안포를 발사했을 때 우리 군은 북에 경고통신을 보낸 뒤 오후 2시경 NLL 인근 해상을 향해 K-9 자주포 3발을 발사했다. 대응사격까지는 1시간이 걸렸다.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데다 북의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 수위를 결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군은 밝혔지만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공언한 ‘선(先)조치, 후(後)보고’ 방침에는 못 미쳤다. 북이 오후 7시 46분 다시 2발을 발사했을 때 우리 군은 16분 만에 3발의 대응사격을 했다.

지난해 북의 해안포 발사 때 우리 군은 대응사격조차 하지 않았다. 130여 발 중 10여 발이 NLL을 넘어온 것을 확인하고도 “넘어오지 않았다”고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했다. 북한은 큰 도발을 감행하기에 앞서 작은 도발로 우리의 대비 태세와 대응을 떠보는 습성이 있다. 지난해 8월 해안포 사격으로 먼저 도발을 한 뒤 11월에 연평도를 포격했다. 사전 징후가 농후했으나 우리는 미처 간파하지 못했고 도발을 당하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치밀한 대비와 철저한 응징만이 북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 연평도 사태 후 김 국방장관이 강조했던 “도발의 원점뿐 아니라 지원 세력까지 타격할 것”이라는 의지를 북에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최근 6자회담과 관련해 일말의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은 도발을 감행했다. 더구나 남북은 대북(對北) 수해물자 전달을 놓고 의견을 조율 중이다. 북은 대화 국면에서 군을 동원해 긴장을 조성하는 이중전략을 구사해 왔다. 정부와 군은 북에 해안포 도발의 경위와 책임을 따지는 한편 추가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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