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곽노현과 좌파진영의 ‘궤변 연대’
기사입력 2011-09-02 03:00:00 기사수정 2011-09-02 03:00:00
어제 시교육청 월례조회에서 곽 교육감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은 저는 이미 총체적 진실을 이야기했다는 것”이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공언했다. 이를 응원하듯 좌파진영은 그가 ‘공안정국의 희생양’이라도 되는 양 일제히 ‘곽노현 감싸기’에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30여 개 교육·시민단체와 함께 “허위 사실을 부풀려 시민사회의 도덕성이나 야권 후보 단일화의 정당성 전체를 매도하려는 정치적 의도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우기면 이기는 줄 아는 모양이다. 2년 전 공정택 교육감이 재산신고 누락 문제로 불구속 기소되자 “피의자 신분으로 법정에 서는 것만으로도 교육계 수장(首長)이 할 짓이 아니다”라고 했던 것과는 물론 딴판이다.
곽 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했던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태도를 바꾸었다. 그는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며 사실상 검찰을 압박했다. 전병헌 의원은 “곽 교육감은 연대와 통합의 상징”이라며 보호막을 쳤다. 민주당이 교육계의 우군(友軍)을 잃지 않으려는 계산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박동천 전북대 교수는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증거가 없는 한 천안함이 북한발 어뢰로 침몰했다는 식의 억지는 인류의 지성을 모욕하는 반인륜 범죄”라며 곽 교육감의 후보 매수 혐의도 비슷한 억지라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매체에 기고했다. 곽 교육감의 후보 매수사건을 천안함에 비유하는 것도 얼토당토않을뿐더러 테러집단 북한을 편드는 것이야말로 천안함에서 숨진 수병(水兵)들을 모욕하는 것이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는 곽 교육감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하며 “지금 지켜야 하는 것은 인간 곽노현이 아니다. 그에게 역할과 책무를 부여했던 시민의 명예”라고 신문 칼럼에서 주장했다. 곽 교육감이야말로 후보 매수로 시민을 속여 시민의 명예에 먹칠을 한 사람인데 시민이 그를 보호해야 한다니 어처구니없는 궤변이다.
곽 교육감은 도덕적 우월성을 자부하며 큰소리쳤지만 이번 후보 매수와 말 바꾸기, 버티기로 ‘강남좌파’의 이중성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김종일 대표는 “좌파진영은 불리하면 아예 침묵하든지, 정당화하며 돌파하는 전술을 쓴다”고 꼬집었다. 좌파진영은 서울시교육감이라는 기득권의 방패를 잃기 싫을지 모르지만 미래세대에게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려는가. ‘썩은 사과’는 속히 골라내 버리는 것이 좌파 생태계의 건강을 위해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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