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신인왕' 박은진, 2년 만의 복귀전서 날갯짓
그의 움직임에는 멈춤이 없었다. 끝없이 움직이고, 움직였다. 경기 내내 백코트로 돌아오는 게 빨랐다.
비운의 신인왕으로 불리는 부천 신세계의 포워드 박은진(28, 79cm)의 얘기다.
얼마 전까지 박은진의 이름 앞에는 '前 프로농구선수'라는 명함이 붙어 있었다. 지난 2009년 5월 소속팀 신세계와 연봉협상 과정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은퇴를 선택해 그랬다.
그러나 박은진은 자신의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단국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지만 한 번 경험한 프로 무대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런 그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졌다. WKBL총재배에서 박은진의 활약상을 지켜본 정인교 신세계 감독이 7월 복귀를 권유한 것.
박은진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그리고 3개월이 흐른 지난 14일 박은진은 꿈에 그리던 복귀전을 치렀다. 상대는 여자농구 최강으로 꼽히는 안산 신한은행. 복귀 무대는 신세계이마트 2011~2012 여자프로농구 개막전이었다.
당연히 박은진의 몸짓에는 절실함이 묻어났다. 13분38초를 뛰며 4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기록에 보이지 않는 열정이 눈부셨다. 관중석에는 박은진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이 조금씩 늘어났다. 박은진도 굳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플레이로 보답했다. 시범경기에서 입증한 가능성을 개막전에서는 확인한 셈이다.
정인교 감독이 "박은진이 아직 제 기량을 100%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다. 은퇴에서 복귀했던 선수이기에 체력에 문제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 체력을 뛰어넘는 의지가 있다. 박은진의 합류는 우리에게 큰 도움이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백업요원인 박은진이 제 몫을 다하니 신세계도 살아났다. 덕분에 충분히 휴식을 취한 김정은이 30점을 기록하는 등 공격을 이끌며 신한은행에 79-70으로 승리한 것. 올 시즌을 앞두고 신세계를 춘천 우리은행과 함께 '2약'으로 분류하던 농구 전문가들의 평가가 무색한 결과였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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