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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는 일본해가 아니다

namsarang 2012. 4. 27. 23:21

[사설]

동해는 일본해가 아니다


국제수로기구(IHO)는 그제 모나코에서 열린 총회에서 동해의 일본해 표기를 유지하려는 일본의 시도를 거부했다. 일본은 “‘해양과 바다의 경계’ 3판을 기준으로 부분적 개정을 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요구했으나 표결에서 일본만 찬성하고 나머지 77개국이 반대 또는 기권해 안건은 상정되지 못했다. IHO가 1953년에 발간한 ‘해양과 바다의 경계’ 3판에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 이번 표결은 전 세계 해양의 명칭을 결정하는 IHO가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바다는 ‘일본해’가 아니라고 확인한 것과 같다. 일본은 개정판에 일본해 단독 표기를 존속시키기 위해 꼼수를 부리다 망신을 당했다. 

IHO의 일본해 표기는 시작부터 잘못됐다. 1921년 출범한 IHO는 8년 뒤 ‘해양과 바다의 경계’ 초판을 발행하면서 당시 한국을 강점하고 있던 일본의 일방적인 주장을 받아들여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다. 한국은 1957년에야 IHO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IHO는 동해 지역이 세계 지도에 등장하기 시작한 16세기 초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서양지도에 조선해와 한국해가 일본해 표기보다 월등히 많다는 역사적 사실을 무시했다. 

일본해 단독 표기 주장은 현실도 무시하는 억지다. 최근 들어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倂記)하는 외국의 지도와 교과서가 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올해부터 각종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쓰기 시작했다. 구글의 지도 서비스인 구글 어스와 세계적인 지도업체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인터넷 지도 서비스도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고 있다.

IHO는 한국이 주장하는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수용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IHO는 1974년 2개 이상 관련국이 다른 명칭을 사용해 지명 분쟁이 발생할 경우 병기를 권고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유엔지명표준화회의도 1977년 비슷한 결의를 했다. 동해 표기에 대한 원천적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아야 할 IHO가 59년이 경과한 ‘해양과 바다의 경계’를 고치지 않은 채 논의를 종결한 것은 중대한 직무유기다. 일본의 일본해 단독 표기 주장에는 역사와 현실을 무시하고 독도 영유권을 계속 제기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정부는 IHO의 일본해 단독 표기 거부에 만족하지 말고 동해를 ‘해양과 바다의 경계’에 올릴 때까지 면밀히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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