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좌파 야당들, 언제까지 촛불 들고 街鬪할 건가
기사입력 2012-05-03 03:00:00
어젯밤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국민촛불집회’에는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권한대행과 정동영 상임고문, 통합진보당 심상정 공동대표 등 야권 지도부가 참석했다. 2008년 4월 MBC ‘PD수첩’의 광우병 왜곡 방송 직후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미국산 쇠고기를 반(反)이명박 정권과 반미투쟁의 소재로 악용해 불법폭력 시위를 벌여 석 달 동안 수도를 마비시켰다. 이들은 해마다 촛불시위 기념집회를 통해 불씨를 살리기 위해 나서고 있다.
문 대표권한대행은 이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집회 참석은 최근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된 것을 계기로 현 정권 심판론을 되살리고 야권의 총선 패배 이후 국면 반전의 기회로 삼으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어제 집회 참가자는 1500여 명 수준에 그쳤다. 대다수 국민은 광우병 괴담에 더는 휩쓸리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광우병 촛불시위를 주도한 핵심 단체인 진보연대의 문건에서는 ‘우리의 진정한 목표는 이명박 정부를 주저앉히는 것’ ‘밤에는 국민이 촛불을 들고 낮에는 운동역량의 촛불로써 사회를 마비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발견됐다. 이 세력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체제 전복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순수한 뜻에서 집회에 참석했던 시민들은 반체제 세력의 선동에 이용당한 셈이다.
2008년 촛불시위 때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수십 명의 의원이 시위에 동참했고 천정배 의원은 시위대를 격려하는 연설까지 했다. 이후에도 민주당은 기회만 있으면 거리로 나와 촛불세력과 어깨동무를 해왔다. 2009년 1월에는 용산 재개발 현장에서 벌어진 참사를 규탄하는 집회에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참가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거리 시위에도 적극 나섰다. 어제 이들의 집회 참석은 제1야당인 민주당이 여전히 촛불의 폭발성에 대한 환상과 미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총선 때 광우병 촛불시위대가 주축인 촛불선거대책위원회가 민주당 공천위원회의 재구성을 요구하고, 한미 FTA 폐기를 공천심사 기준으로 삼으라고 협박까지 한 것도 민주당의 이런 행태 때문일 것이다. 민주당은 언제까지 촛불세력의 눈치나 보며 거리의 정치를 계속하려는 건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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