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데뷔 첫 해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서 허우적거릴 때에도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킨 류현진은 7승 3패 평균자책점 3.09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톱타자가 타선의 약점이었던 신시내티로 이적하게 된 추신수는 1번 타자로 맹활약을 펼치며 신시내티를 미소짓게 만들었다. 시즌 초반 불꽃타를 선보이며 신시내티를 흡족하게 했던 추신수는 6월 들어 주춤했지만 7월 들어 다시 ‘폭주 기관차’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추신수는 15일 타율 0.287 13홈런 31타점 11도루 66득점의 준수한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전반기 메이저리그에 ‘코리안 돌풍’을 일으킨 류현진과 추신수는 후반기에 돌입, 화려한 피날레를 위해 달린다.
▲신인 맞아? 류현진, 우려를 극찬으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을 시도한 류현진에게 다저스가 투자한 돈은 총 6173만 달러 33센트(약 692억9000만원)였다. 계약이 끝난 후 미국 언론들은 다저스가 무명의 선수에게 너무 많은 돈을 투자했다며 류현진이 어떤 성적을 낼지에 큰 관심을 쏟았다.
‘강심장’ 류현진은 미국 언론들의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해냈다. 빅리그 데뷔 첫 등판이었던 4월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6⅓이닝 10피안타 3실점(1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던 류현진은 데뷔 두 경기 만인 4월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상대로 6⅓이닝 3피안타 2실점 호투로 첫 승을 수확했다.
무엇보다 미국 언론들의 극찬을 받은 것은 지난 5월29일 LA 에인절스 전이었다. 경기를 끝까지 책임지며 9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안타 2개만을 내주고 에인절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삼진 7개를 솎아내는 동안 볼넷은 한 개도 없었다. 시즌 6승째를 데뷔 첫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6월 한 달 동안 5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은 승운이 따르지 않음에도 불구,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찍으며 다저스의 믿음을 높였다.
전반기 활약을 지켜본 현지 언론들은 류현진의 신인왕 수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전반기가 끝난 후 미국의 ‘야후스포츠’는 류현진에게 ‘A-’라는 높은 점수를 주기도 했다.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한 2006년 이후 타석에 들어선 경험이 없었던 류현진은 2루타와 3루타를 각각 2개, 1개씩 때려내는 등 준수한 타격 실력을 자랑해 ‘베이브류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6월 주춤했지만…추신수 전반기 ‘만점’
시즌 초반 추신수의 방망이는 그야말로 뜨거웠다. 4월 한 달 동안 추신수는 타율 0.337 4홈런 11타점 2도루 20득점으로 불꽃타를 휘둘렀다. 4월 한 달 동안 추신수의 출루율은 0.478에 달했고, OPS(출루율+장타율)도 1.076이었다.
지난 시즌 내내 톱타자 때문에 골치를 앓았던 신시내티는 추신수의 활약에 기쁨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현지 언론들도 내내 추신수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시내티가 추신수를 영입해 대박을 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추신수는 5월 한 달간 타율이 0.240에 그쳤으나 홈런 6방을 때려내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6월에 고비가 찾아왔다. 추신수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내셔널리그 투수들에게 어느 정도 간파당한 탓인지 6월 한 달 동안 타율이 0.224에 그쳤다. ‘좌완 울렁증’도 그의 6월 부진에 한 몫을 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6월의 부진을 딛고 7월에 뜨거운 타격감을 회복하며 전반기를 기분좋게 마무리했다. 추신수는 7월 들어 치른 13경기에서 타율 0.396 1홈런 5타점 3도루 1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5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벌였다. 또한 지난 3일부터 15일까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안타를 생산했다. 7월에 타격감이 올라오면서 ‘좌완 울렁증’도 어느 정도 극복한 모습이다. 추신수의 후반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더 화려한 후반기’를 위한 열쇠는?
아직 시즌은 끝이 아니다. 올스타(17일) 휴식기가 끝나면 더욱 순위 경쟁이 치열해질 후반기가 다가온다. 류현진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7피안타(1홈런) 5실점으로 시즌 최악의 투구를 펼쳐 찜찜함을 남겼다. 후반기에도 전반기처럼 꾸준한 모습을 보이려면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중요하다. 첫 해인만큼 한 시즌을 문제없이 치르려면 체력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에 보였던 약점들도 조금씩 고쳐가는 것이 류현진의 숙제다. 그는 전반기에 원정경기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시차 탓인지 원정경기에서는 애를 먹었다. 전반기 동안 류현진은 9차례 홈경기 등판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1.90으로 위력을 과시했다. 반면 원정경기 9차례 등판에서는 3승 2패 평균자책점 4.42로 좋지 못했다. 류현진은 지난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6⅔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 시즌 7승째를 수확하며 징크스를 어느 정도 털어냈다. 경기 초반에 유독 안타를 많이 허용하는 점도 극복해야 할 점이다. 전반기를 치르면서 류현진은 유독 경기 초반에 여러 차례 위기를 맞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가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추신수는 이번 시즌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전반기를 잘 마친 추신수가 후반기에 완벽한 톱타자의 모습을 보이려면 ‘좌완 울렁증’을 벗어나야 한다. 전반기 막판에 좌완 투수에게 약한 약점을 조금이나마 극복해 좌완 상대 타율이 조금 올라갔지만 아직도 0.175에 불과하다.
반면 추신수의 우완 투수 상대 타율은 0.342에 달했다. 출루율에서도 극명한 차이가 있다. 추신수의 오른손 투수 상대 출루율은 0.478이지만 좌완 투수를 상대로는 0.312에 그쳤다. 추신수는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6월에 왼손 투수를 상대로 유독 고전해 상대팀의 좌완 투수가 선발로 등판할 때에는 1번 타자가 아닌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하기도 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폭스스포츠’는 추신수의 이런 약점을 꼬집으며 “추신수가 좌·우투수 가리면 몸값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진정한 FA 대박을 위해서는 ‘좌완 울렁증’'을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다.
jinxijun@newsis.com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37호(7월23일~29일자)에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