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상담

261. 왜 종교전쟁이 벌어지는가

namsarang 2014. 8. 13. 09:59

[아! 어쩌나]

 261. 왜 종교전쟁이 벌어지는가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저는 고등학생입니다. 그런데 외신 보도를 보면서 이해 가지 않는 것이 있어서 질문을 드립니다.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에서 각기 다른 두 종교가 피를 흘리는 전쟁을 벌이고 있고, 그로 인하여 수많은 국민이 불안감에 떨면서 지낸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종교의 존재 목적이 생명을 구하기 위함인데 왜 종교를 위한 전쟁을 치르는지요. 그렇다면 신은 어느 편에 계시는지요? 그리고 사람들은 왜 그런 일에 쉽게 말려들어 가는지요?



답: 당연히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인류 역사상 수많은 종교전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전쟁은 현대에 와서도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치열하고 비열한 전쟁이 기독교와 이슬람 국가 간의 전쟁입니다. 성전 운운하면서 수많은 젊은이를 피의 전장으로 내몰고 노인과 어린이, 여인들 같은 약한 이들을 수렁과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선 이런 비인간적 행위, 사람을 피 흘리게 하는 모든 행위는 종교의 외피를 뒤집어쓴 비종교인들이 저지르는 짓이란 것을 아셔야 합니다. 흔히 종교전쟁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기 위한 것이거나 혹은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종교전쟁을 벌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신앙인을 자처하지만, 실상은 신앙인이 아닙니다. 마치 루치펠처럼 하느님과 대적하는 자들이 순교자인 양 행세하면서 사욕을 채우기 위한 전쟁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원인은 주님 당대의 바리사이들과 같은 종교 콤플렉스가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바리사이들은 당대의 종교 지도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율법을 철저히 지키면서 자신들이 선택받은 이라는 대단한 자부심을 가졌던 종교인들입니다. 그들은 주님을 형편없는 아류 종교인 취급을 하였습니다. 그들이 가진 지나친 종교적 자부심이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처단하는 범죄 행위를 유발한 것입니다. 가톨릭을 국교로 하는 나라들이 남미에서 저지른 만행 역시 이런 관점에서의 오류였던 것이지요. 이런 두 가지 요인이 대개 전쟁을 일으키는 주 요인입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런 부화뇌동에 쉽게 넘어가는가? 1950년대 미국 심리학자인 무자페 세리프(Muzafer Sherif)가 실험을 하였습니다. 여름캠프장에서 여러 학교에서 선발된 백인 중산층 10대 아이들을 3주 동안 두 팀으로 나눠 지내게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서로 적대감을 표출하고 심지어는 서로 공격까지 하더랍니다. 인간이 가진 ‘편 가르기’ 심리, 내집단과 외집단을 가르려는 본성이 표출된 것입니다. 이런 인간이 가진 공격적이고 잔인한 본성은 민족주의로 혹은 종교주의로 나타나면서 내 민족이 아닌 사람들, 그리고 내 종교가 아닌 사람들에 대해 비이성적이고 비인간적 적개심을 표출하게 하고 전쟁의 원인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사악한 위정자들과 종교인들은 인간이 가진 이런 심성을 악용해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전쟁의 도구로 사용하였던 것입니다. 이런 짓들은 하느님의 뜻과는 정반대의 행위입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도 적그리스도를 조심하라는 경고의 말씀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병적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곤 합니다. 특히 정치적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근거 없는 적개심을 갖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진 심각한 병리 현상입니다. 이런 병적 상태에 빠지면 이성도 논리도 사라지고,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정설로 들리기 시작하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단죄하는 소위 여론재판 속칭 마녀재판이 판을 치게 됩니다. 선거 때마다 자신이 신봉하는 당이 다르다고 같은 교우들끼리 등을 돌리는 것을 보면 아직도 갈 길이 멀었구나, 우리 국민들 특히 신자분들이 더 많은 독서와 더 깊은 생각을 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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