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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빗속 배웅행렬…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행복했습니다"

namsarang 2014. 8. 19. 09:03

[교황과의 100시간]

 

새벽부터 빗속 배웅행렬…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행복했습니다"

  • 최보윤 기자
  • 이슬비 기자

     

  • 입력 : 2014.08.19 02:55

    [프란치스코 교황 떠난 날]

    "한번이라도 더 보고싶어서" 명동성당 정문앞 50m 人道
    15겹의 사람들로 둘러싸여 서울공항 앞에도 인파 몰려
    SNS도 "비바 파파" 글 넘쳐… 가수 보아 "영광스러운 순간"

    "감사합니다." "행복했습니다." "너무나 아쉬워요." "또 오시면 좋겠어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떠난 18일 서울 명동은 교황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한 인파로 새벽부터 빈틈이 없었다. 미사 때는 명동 일대 전체가 성당이 된 듯 스크린과 TV모니터, 스마트폰으로 중계를 보면서 시민들이 성가와 기도를 함께했다. 성남 서울공항 일대도 마찬가지였다. 시민들은 교황과의 100시간이 행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새벽부터 인산인해

    18일 오전 8시 명동성당 앞. 미사가 시작되기 3시간 전이었지만 성당 앞은 이미 인산인해였다. 성당 정문 앞 50m 정도 되는 인도는 10~15겹의 사람들로 둘러싸여 뒤에선 앞이 안 보일 정도. 성당 정문 앞 2층 100여석짜리 커피빈 매장은 오전 8시에 이미 만석(滿席). 1층과 2층 통유리 좌석 등 '명당'은 물론 의자 위에 올라가거나 테이블 위에 올라가는 시민도 있었다.

    
	12개 종단 지도자들과 “우리는 함께 걸어가는 형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국내 12개 종단 지도자들을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12개 종단 지도자들과… “우리는 함께 걸어가는 형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국내 12개 종단 지도자들을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커피빈 직원은 "어제(17일) 오후 11시 문을 닫을 때부터 가게 앞에 사람들이 북적였다"며 "오전 7시 30분 문을 열자마자 금세 좌석이 다 찼고 '2층으로 가는 계단에도 쪼그려 앉거나 서서 교황을 맞겠다'는 분들도 있었다"고 했다. 그중 부산에서 왔다는 한 신도는 "광화문 미사 때 너무도 감동을 받아서 내려가기 전에 교황을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전날부터 와 있었다"고 말했다. 중곡동성당에서 온 유황순(62)씨는 "마지막 날이니까 꼭 뵙기 위해서 새벽 4시에 택시 타고 왔다"고 말했다. 충북 감곡성당에서 온 정혜자(71)씨는 "교황을 뵈러 꽃동네에도 갔었다"며 "요즘 세상에 저런 자리까지 올라 언행일치가 되는 사람이 얼마나 있나"고 했다. 세종시에서 3개월 된 아이를 안고 온 엄마는 "TV로 보다 눈물이 나서 해미읍성에 가서 직접 봤다"며 "신자는 아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감동해 신자가 되려 한다"고 말했다.

    오전 8시 55분쯤 쏘울 2대가 등장하자 신도들은 "비바 파파"를 연호하기 시작했고, 교황이 대형 모니터에 잠깐이라도 뜨면 "파파"를 외치며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등을 외치며 두 손을 모았다.

    
	떠날 때도… 소형차 떠날 때도 쏘울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출국을 위해 서울공항으로 들어서며 차창을 열고 길가의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떠날 때도… 소형차 떠날 때도 쏘울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출국을 위해 서울공항으로 들어서며 차창을 열고 길가의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김지호 기자
    서울공항 앞도 사정은 비슷했다. 한국에서 '진짜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는 인도에 5~6겹씩 겹쳐질 정도였다. 아기를 데리고 나온 엄마들은 "우리 애 여기 있다"며 마지막으로 축복해달라고 교황을 부르기도 했으나 교황 차량이 지나치자 서운해하기도 했다.

    SNS도 '비바 파파'

    트위터 등 각종 SNS에도 그간의 감사와 이별의 아쉬움을 전하는 글이 이어진 하루였다.

    교황 환영 동영상 '코이노니아'에도 출연한 가수 바다(비비안나)는 트위터(@Bada0228)에 '(명동) 미사가 끝나고 교황님 가시는 길에 어젯밤부터 드렸던 묵주 기도를 봉헌했어요. 우리 모두가 교황님이 주신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함께 되새기며 살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가수 보아(키아라)도 인스타그램에 교황과 함께 찍힌 사진을 올리고 '영광스러운 순간'이라고 밝혔다.

    
	“비쯤이야” 18일 오전 서울 명동대성당 앞에 비옷을 입고 모여든 시민들이 교황의 마지막 모습에 박수 치고 손을 흔들며 환송하고 있다
    “비쯤이야” 18일 오전 서울 명동대성당 앞에 비옷을 입고 모여든 시민들이 교황의 마지막 모습에 박수 치고 손을 흔들며 환송하고 있다. /뉴시스
    그 외에도 '5일 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인자하신 미소 잊지 않을게요. Bon vol ~^^♥' (@mer_nuage) '교황님 모습과 말씀, 마음속에 잘 간직하고 실천하겠습니다. 바티칸까지 편안하게 가세요.(@FotoCiti)' 등 '사랑한다. 감사한다'는 말도 줄을 이었다.

    한 트위터 사용자(@cry4est_cry)는 '가시지 말고 우리나라에 제2의 바티칸 차리셨으면 좋겠다'는 애교 섞인 말을, 다른 사용자(@hs2sz)는 '천주교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교황님께서 한국에 사랑을 남기고 가신다는 말이 진짜 맞는 말인 듯. 좋은 분♥'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의 글 말미에 'Viva Papa♥(비바 파파·교황님 만세)'로 장식하는 글도 자주 눈에 띄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