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고교 2관왕' 김청용 '하늘에 있는' 아버지께 金바치다
출처 스포츠조선이건 입력 2014.09.21 11:59 수정 2014.09.21 15:05
김청용(17·흥덕고) 그 날을 떠올렸다. 3년전 처음으로 사격을 시작하던 때였다. 태권도대표 출신인 아버지 김주훈씨는 "네가 운동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네가 정말 하고 싶다면 하고, 대신 끝까지 하라"고 당부했다.
김청용이 쟁쟁한 선배들을 물리치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김청용은 21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결선에서 201.2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본선에서 4위로 오른 김청용은 처음부터 쾌조의 컨디션이었다. 첫 3발을 모두 10점 이상을 쏘면서 1등으로 나섰다. 2번째 3발에서는 다소 흔들리며 2등을 떨어졌다. 하지만 김청용은 서바이벌 방식에 강했다. 2발씩 쏘며 탈락시키는 세션에 접어들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11번째 발을 10.9점으로 쏘며 기세를 올렸다.
김청용이 21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공기권총 결선에서 금메달을 확정한후 환호하고 있다 .
이날, 진종오(35·KT), 이대명(26·KB국민은행), 김청용(17·흥덕고)은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1744점을 쏴 금메달을 차지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9.21/
사진제공=대한사격연맹
김청용의 기세에 베테랑 진종오마저도 흔들렸다. 진종오는 16번째 발에서 7.4점을 쏘는 실수를 저질렀다. 반면 김청용은 16번째 발에서 10.4점을 쏘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김청용은 팡웨이와의 마지막 2발도 가볍게 마무리했다. 오전에 열린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관왕이 됐다. 진종오는 동메달을 따냈다.
김청용이 처음으로 총을 잡은 것은 청주 서현중 2학년시절이었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던 중 학교 체육 선생님이 찾아왔다. 아이들에게 "총 쏘고 싶은 사람은 나와라"고 했다. 호기심에 선생님을 따라갔다. 첫 인연이었다. '끝까지 간다'는 아버지의 당부를 듣고 사격부가 있는 복대중으로 전학했다.
그 누구보다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자마자 학생 대회를 석권했다. 3월 쿠웨이트에서 열린 아시아사격선수권대회 남자 유스 10m 공기권총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최영래(32·청주시청)를 제치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4년 난징 유스올림픽에도 나섰다.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9월 초 그라나다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는 경험을 쌓았다. 상승세를 아시안게임까지 이어갔다.
진종오와 김청용이 21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공기권총 결선에 나란히 출전해 표적을 겨누고 있다.
이날, 진종오(35·KT)는 이대명(26·KB국민은행), 김청용(17·흥덕고)과 함께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1744점을 쏴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청용과 진종오는 본선에서 각각 4위와 7위를 차지해 결선무대에 섰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9.21/
김청용은 사격계 보기 드문 왼손잡이다. 처음에는 힘들었다. 입문 초기 왼손 권총 파지법을 가르치는 코치를 따로 초빙해 배워야했다. 시간이 지나자 왼손잡이는 그만의 무기가 됐다. 왼손잡이선수는 바로 옆 사대의 선수와 마주보고 총을 쏜다. 이 때 상대는 부담을 느낀다. 왼손잡이선수에게는 매번 있는 일이지만, 오른손잡이선수에게는 낯선 경험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강점이 있다. 바로 롤모델 진종오(35·KT)다. 훈련할 때 진종오를 늘 마주한다.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면서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김청용을 지도하는 김선일 코치는 "나이답지 않게 자기 관리를 잘한다. 대표팀에 들어온 뒤 경기 운영 능력이 늘었다"고 평가했다.
금메달이 확정되던 순간 김청용은 하늘을 쳐다보며 손을 들었다.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아버지는 김청용 곁에 없다. 자신을 복대중 사격부에 넣은 뒤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갈비뼈에 금이 가서 병원에 갔다. 세 시간만에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의료사고였다.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 아버지를 향한 그만의 세리머니였다.
김청용은 경기 후 "엄마가 고생 많이 하셨다. 금메달을 들고 아버지 산소에 가겠다"고 했다. 경기장에서 김청용을 지켜보던 오세명씨는 "애 아버지가 있었으면 정말 기뻐했을 것이다. 늘 든든한 아들이다. 애 아버지 삼우제를 지낸 뒤에 아들이 '이제 엄마와 누나는 내가 지켜줄께요'라고 하더라"고 눈물지으며 말했다.
인터뷰 후 김청용은 어머니를 꼭 안았다. 그리고는 "엄마. 내가 금메달을 따냈어요"고 자랑했다. 어머니는 "그래 장하다. 내 아들"이라며 웃음지었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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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용이 쟁쟁한 선배들을 물리치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김청용은 21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결선에서 201.2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본선에서 4위로 오른 김청용은 처음부터 쾌조의 컨디션이었다. 첫 3발을 모두 10점 이상을 쏘면서 1등으로 나섰다. 2번째 3발에서는 다소 흔들리며 2등을 떨어졌다. 하지만 김청용은 서바이벌 방식에 강했다. 2발씩 쏘며 탈락시키는 세션에 접어들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11번째 발을 10.9점으로 쏘며 기세를 올렸다.
↑ [AG포토] '사격2관왕' 김청용 '수줍은 금빛미소'
이날, 진종오(35·KT), 이대명(26·KB국민은행), 김청용(17·흥덕고)은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1744점을 쏴 금메달을 차지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9.21/
↑ 김청용
김청용의 기세에 베테랑 진종오마저도 흔들렸다. 진종오는 16번째 발에서 7.4점을 쏘는 실수를 저질렀다. 반면 김청용은 16번째 발에서 10.4점을 쏘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김청용은 팡웨이와의 마지막 2발도 가볍게 마무리했다. 오전에 열린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관왕이 됐다. 진종오는 동메달을 따냈다.
김청용이 처음으로 총을 잡은 것은 청주 서현중 2학년시절이었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던 중 학교 체육 선생님이 찾아왔다. 아이들에게 "총 쏘고 싶은 사람은 나와라"고 했다. 호기심에 선생님을 따라갔다. 첫 인연이었다. '끝까지 간다'는 아버지의 당부를 듣고 사격부가 있는 복대중으로 전학했다.
그 누구보다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자마자 학생 대회를 석권했다. 3월 쿠웨이트에서 열린 아시아사격선수권대회 남자 유스 10m 공기권총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최영래(32·청주시청)를 제치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4년 난징 유스올림픽에도 나섰다.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9월 초 그라나다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는 경험을 쌓았다. 상승세를 아시안게임까지 이어갔다.
↑ [AG포토] 나란히 사대에 선 진종오-김청용
이날, 진종오(35·KT)는 이대명(26·KB국민은행), 김청용(17·흥덕고)과 함께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1744점을 쏴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청용과 진종오는 본선에서 각각 4위와 7위를 차지해 결선무대에 섰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9.21/
김청용은 사격계 보기 드문 왼손잡이다. 처음에는 힘들었다. 입문 초기 왼손 권총 파지법을 가르치는 코치를 따로 초빙해 배워야했다. 시간이 지나자 왼손잡이는 그만의 무기가 됐다. 왼손잡이선수는 바로 옆 사대의 선수와 마주보고 총을 쏜다. 이 때 상대는 부담을 느낀다. 왼손잡이선수에게는 매번 있는 일이지만, 오른손잡이선수에게는 낯선 경험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강점이 있다. 바로 롤모델 진종오(35·KT)다. 훈련할 때 진종오를 늘 마주한다.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면서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김청용을 지도하는 김선일 코치는 "나이답지 않게 자기 관리를 잘한다. 대표팀에 들어온 뒤 경기 운영 능력이 늘었다"고 평가했다.
금메달이 확정되던 순간 김청용은 하늘을 쳐다보며 손을 들었다.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아버지는 김청용 곁에 없다. 자신을 복대중 사격부에 넣은 뒤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갈비뼈에 금이 가서 병원에 갔다. 세 시간만에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의료사고였다.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 아버지를 향한 그만의 세리머니였다.
김청용은 경기 후 "엄마가 고생 많이 하셨다. 금메달을 들고 아버지 산소에 가겠다"고 했다. 경기장에서 김청용을 지켜보던 오세명씨는 "애 아버지가 있었으면 정말 기뻐했을 것이다. 늘 든든한 아들이다. 애 아버지 삼우제를 지낸 뒤에 아들이 '이제 엄마와 누나는 내가 지켜줄께요'라고 하더라"고 눈물지으며 말했다.
인터뷰 후 김청용은 어머니를 꼭 안았다. 그리고는 "엄마. 내가 금메달을 따냈어요"고 자랑했다. 어머니는 "그래 장하다. 내 아들"이라며 웃음지었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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