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복음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전교했을까

namsarang 2014. 10. 19. 19:42

[생활 속의 복음]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전교했을까

연중 제29주일·전교주일(마태 28,16-20)

▲ 조재형 신부(서울대교구 성소국장)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하고, 우리도 우리가 가진 신앙을 이웃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본당에서의 미사 이외에 다른 곳에서 미사를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중곡동에서는 정신병원으로 미사를 갔습니다. 용산에서는 영등포 롯데백화점 미사를 갔습니다. 세검정에서도 백화점 미사를 갔었고, 제기동에서는 고려대학교 병원 미사를 갔습니다. 적성본당에서는 공소 미사와 수녀원 미사를 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양로원 미사와 교포성당 미사를 했습니다. 시흥5동에서는 전진상의원 미사와 금천구청 미사를 했었습니다. 본당 이외의 곳에서 미사를 하는 것이 한두 번은 모르지만 매달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일주일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지내기 때문에 직장인을 위한 미사는 주일 미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의 미사를 통해 주일 미사에 다시 나갈 수도 있습니다. 직장에서의 미사를 통해 신자들과 함께 봉사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직장에서 힘들게 지내는 교우들을 볼 수 있고, 그런 가운데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서 저도 힘을 얻습니다. 예비신자를 인도하는 분들을 봅니다. 세례식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분들의 전교가 있기 때문입니다. 전교를 열심히 하시고, 잘하시는 분들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많이 배웠거나, 시간이 많은 공통점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에서 힘들게 장사를 하시는 분도 있고, 대학 공부를 못 하신 분도 있고, 가정일도 하고, 직장도 다니기 때문에 바쁘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분들이 전교를 많이 하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그것은 예수님의 전교 방법을 따라 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전교했을까요?

첫째, 예수님은 몸으로 뛰셨습니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만나셨고,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를 가리지 않고 만나셨습니다. 하지만 가난한 자 병든 자, 외로운 자를 더욱 많이 만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위로를 주셨고, 힘을 주셨고, 용기를 주셨습니다.

둘째, 예수님은 몸소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전교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기도 하셨고, 언제나 섬기는 자가 되라 하셨고, 자신의 십자가를 먼저 지라 하셨고, 착한 목자는 양들의 음성을 알아듣고, 양들을 푸른 시냇가로 인도하고, 비가 오면 양들을 안전한 우리로 인도하며, 사나운 짐승이 나타나면 지팡이를 들고 지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셋째, 예수님은 혼자 하시지 않고, 제자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비록 제자들이 부족하고, 나약하지만 제자들을 신뢰하셨고, 제자들에게 힘을 주셨고, 제자들과 더불어 전교하셨습니다. 하늘나라는 비록 겨자씨와 같이 작은 데서 시작하지만 엄청난 결실을 거두리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분이셨지만 기다려 주셨고, 인내해주셨고, 함께 하셨습니다.

넷째, 예수님은 늘 기도하셨습니다. 따로 한적한 곳에 가셔서 기도하셨고, 피눈물이 나도록 기도하셨고, 자기 뜻보다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기도하셨습니다. 그래서 누워 잠을 자고 있던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보시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기도는 바로 전교의 힘이며, 기도는 바로 전교의 발판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다섯째, 예수님은 항상 당당하셨습니다. 비록 가진 것은 없으셨지만, 비록 내일 어찌 될지 기약은 없으셨지만 늘 당당하셨고, 자신감이 있으셨습니다. 당당한 예수님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으셨고, 권력에 무릎을 꿇지 않으셨고, 오히려 그 불의와 권력을 야단치고, 호통을 치셨습니다. 하지만 가난하고, 지치고, 힘든 자 앞에서는 늘 자비를 베푸셨고, 늘 그들에게는 약하셨습니다.

며칠 전,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행복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짧은 글인데 제게는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 자선을 베푸는 것, 사랑을 나누는 것, 이웃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 좋아하는 일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꼭 해야 할 일이라면 그 일을 좋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행복은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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