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렐루야! 부활 제4주일입니다. 교회는 생명주일과 성소주일로 특별히 기념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사제들에게 “기름부음 받은 것은 우리 자신만을 향기롭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우리에게서 썩은 냄새가 진동할 것입니다”라고 충고하셨습니다. 교황님의 이 말씀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 모두가 삶으로 실천해야 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타락한 세대 속의 양들(사도 2,40 참조)
예수의 성녀 데레사는 「영혼의 성」에서 “우리 주님께 은혜를 받은 사람이 정말로 두려워할 일은 다만 하나, 이렇듯 크나큰 은혜에 대한 배은망덕일 것입니다”라고 깨우쳐주면서, “하느님을 섬기는 일에 힘쓰고 매사에 자기 생활이 더욱 성실하도록 힘써나가야 합니다”라고 권고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 보면 사도 베드로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사도 2,37) 하고 묻는 군중들에게 “여러분은 이 타락한 세대로부터 자신을 구원하십시오”(사도 2,40)라고 타일렀습니다. 여기서 “타락한 세대”는 “‘절개 없는(마태 12,39; 16,4), 비뚤어진(마태 17,17; 루카 9,41; 신명 32,5)’ 세대”를 지칭합니다. 결국 탈종교화된 세속성에 빠져 주님 앞에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지 못하는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2. 길을 잃고 헤매던 양들(1베드 2,25 참조)
안셀름 그륀 신부님은 “연옥은 자비로우신 하느님과의 만남에서 오는 고통입니다”라고 설명하십니다.(「죽음 후에는 무엇이 오는가?」 참조) 그러므로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복락(福樂)을 희망하는 이들은 이 세상에서부터 자신이 얼마나 하느님의 자비를 입고 사는 지를 새길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제2독서에 베드로 사도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 없이도 모욕을 당하시고 십자 나무에 달려 우리의 병을 낫게 하신 고난”(1베드 2,21-24 참조) 때문에, 우리가 더 이상 길을 잃고 헤매지 않게 됐다고 선포합니다. 참으로 우리를 향한 주님의 은총은 끝이 없습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오로지 “영혼의 목자이시며 보호자이신 그분께”(1베드 2,25) 엎어지는 것뿐입니다.
3. 목자를 따르는 양들(요한 10,4 참조)
지난 3월 25일 밀라노(Milano)대교구 사목방문 때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신자들이 정성스럽게 수(繡)를 놓아 만들어 선물로 드린 사제 영대를 들어 보이시면서 “사제는 백성을 위한 봉사를 위해 백성으로부터 뽑힙니다. 사제직은 그리스도의 선물이지만, (이 영대처럼) 신자들에 의해서 ‘수놓아지는’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름지기 사제직은 신자들의 희로애락 안에서 완성된다는 뜻입니다.
오늘 복음은 “양들은 자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는 목자를 따른다”(요한 10,3-4 참조)는 비유를 통하여 ‘또 다른 그리스도’인 사제들이 지녀야 할 정체성을 밝혀줍니다. 여기서 목자가 불러주는 ‘양의 이름’은 지금까지 함께 살면서 ‘시간과 공간 안에 수놓은 관계의 기억’을 담고 있는 상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황님 말씀처럼 양들의 목자인 사제들에게 ‘중개인, 매니저, 삯꾼(요한 10,12-13)’과 같은 이미지는 결코 어울리지 않습니다.
4. 하느님께서 그대에게 주신 선물에 불을 붙이십시오(2티모 1,6)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하느님께서는 직접 당신께서 주신 선물에 불을 붙이심으로써 그 선물 안에 감추어져 있던 놀라울 정로도 풍부한 은총과 책임들을 끌어내어 주신다”고 강조하셨습니다.(「현대의 사제 양성」, 70항 참조)
교형자매 여러분, 주님의 뜻은 “양들이 생명을 넘치도록 얻는 것”(요한 10,10 참조)입니다. 부디 여러분 안에 이미 주님께서 선사하신 생명의 불을 잘 간직하시고, 또한 주님의 양들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아낌없이 자신을 봉헌할 성소자들을 위한 기도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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