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복음

[생활 속의 복음] 부활 제5주일 (요한 14,1-12)

namsarang 2017. 5. 14. 08:48
[생활 속의 복음] 부활 제5주일 (요한 14,1-12)
내가 한 일들을 보고 내 아버지를 알아라





알렐루야! 부활 제5주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삶의 중심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그분을 알고 흠숭하면서 따라가야 합니다”라고 권고하십니다. 우리 모두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신명 6,5) 주님을 알고 믿어야 합니다.



나는 길이다(요한 14,6)

금년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여 필리핀 주교회의 의장 소크라테스 빌레가스 대주교께서는 “가톨릭 신자이지만, 마약 중독자들은 모두 죽어야 한다고 생각해. 사형제에 찬성해. 동성혼에 반대하지 않아. 누가 교황에게 욕해도 신경 안 써. 주교들이 사회적 현안에 대해 발언하는 건 반대야”라고 말하는 신자들의 행태를 지적하는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진정 그리스도인이라면 한 번쯤은 자성(自省)해 봐야 할 내용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공동체를 위하여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사도 6,5) 일곱을 뽑아 세웠다고 전해줍니다. 그 결과 “하느님 말씀 안에 공동체가 크게 자라났다”(사도 6,7 참조)고 합니다. 이처럼 그리스도인이 자신이 고백하는 믿음에 충실한 길을 갈 때에, 교회는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나는 진리다(요한 14,6)

프랑스 출신의 작가 크리스티앙 보방(Christian Bobin)은 “진리는 말 안에만 있지 않고, 눈과 손안에도 있습니다. 그래서 진리는 침묵 속에서 타오르는 눈이고 손입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사실 우리는 “예수님 안에 있는 진리를”(에페 4,21) 보았습니다. 또한 그분의 말씀뿐 아니라, 그분의 눈길과 손길과 침묵을 통하여 진리를 배웠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여러분도 살아 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1베드 2,5)라고 권고합니다. 결국 주님을 믿는 이들은 그분의 말씀이 진리라는 것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그분의 놀라운 빛 속에서”(1베드 2,9 참조) 자신의 ‘눈과 손을 봉헌하는 삶’을 통하여 “그분의 위업을 선포”(1베드 2,9)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는 생명이다(요한 14,6)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회칙 「생명의 복음」에서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예수님의 삶 안에서 인간 생명의 불완전성에 대한 체험과 생명의 가치에 대한 긍정 사이의 독특한 ‘변증법’을 발견하게 됩니다”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참으로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은 비록 우리가 ‘불완전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보장받은 품위를 지니고 있음에 대하여 ‘긍정’하게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내 아버지의 집에는 너희들이 거처할 곳이 많다”(요한 14,2 참조)고 하시면서, 우리들이 장차 누리게 될 미래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밝혀주십니다. 아울러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요한 14,10)며 우리의 믿음을 일깨워 주십니다.



나는 아버지와 하나다(요한 10,22 참조)

현대의 대표적인 영성가 토마스 머튼 신부님은 “하느님에 대해 알게 되면, 하느님이 당신을 아는 모든 영혼의 주인이 되십니다. 우리는 믿음이라는 순명을 통해서만 하느님을 알 수 있고 또 그렇게 알 때에만 참된 평화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라고 가르쳐주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자신의 본 모습을 알아보고 하느님께 의탁하게 되면서 비로소 구원의 길로 나아가게 됩니다. 왜냐하면 평화는 구원의 실재(實在)이기 때문입니다.

교형자매 여러분, 주님께서는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4,7)라고 말씀하시면서, 우리들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요한 14,6)이신 주님을 믿고 구원되기를 바라십니다. 부디 하느님께 바치는 여러분의 믿음이 주님을 통하여 주님과 함께 주님 안에서 더욱 충만해지길 빕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