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글 / 김 영 록
가늘게 떨리고 있는 초가을의 햇살을
버릇처럼 감싸 안는 청자 빛 하늘
사랑은 미소로만 다가오는 게 아니라며
눈물겹게 가르쳐 주던 님은
어느 날 홀연히
갈대숲으로 날고.
그래도 사랑할 수 밖에 없어
그리움의 꽃씨를 촘촘히 뿌려 놓고
빈혈로 헐끔해진 백양나무 숲을 지나
목마른 그림자가 꿈 꾸어 오던
들국화 같은 추억을 가슴에 안고
한발 한발 그림자 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빛을 먹고 사는 그림자는
빛의 노예일 수 밖에 없겠지요 만
누구라도 가야하는 끝 모를 터널 속엔
그림자가 살지 못 한다는 것쯤
다 알고 있으면서도. . .
당신의 그림자 찾아 별 밤을 헤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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