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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주일 헌금 8위... 한국교회 위상 재확인

namsarang 2009. 7. 20. 14:57

교황주일 헌금 8위... 한국교회 위상 재확인


                                                                                            '교황청 재경심의 추기경위원회' 회의 다녀온 정진석 추기경

"한국교회가 교황청에 보내는 교황주일 헌금이 세계에서 8번 째입니다. 10위 안에 드는 아시아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한국교회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입니다."

 1~3일 바티칸에서 열린 '교황청 재경심의 추기경위원회'에 참석하고 돌아온 정진석(서울대교구장) 추기경은 "교황청 살림살이를 들여다 보면서 세계교회에서 한국교회가 차지하는 비중을 거듭 확인했다"며 한국교회는 물론 세계교회를 위해서도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 신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세계 각지의 교구장 추기경 15명으로 구성된 교황청 재경심의 추기경위원회는 교황청 조직과 재정 문제를 심의하는 위원회로, 정 추기경은 2007년 2월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의해 한국교회에서는 처음으로 이 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통상 규모와 영향력이 큰 대교구의 교구장(추기경)이 임명되며, 아시아에서는 정 추기경과 필리핀 마닐라대교구장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 추기경은 교황청 재정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교황청 재정 적자를 일반 기업의 적자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면서 "복음화라는 교회의 근본 사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결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류 복음화는 교회의 존재 이유입니다. 재정 문제로 교회의 근본 사명을 소홀히 할 수는 없습니다. 교황청 재정 적자는 세속적 의미의 운영 미숙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정 추기경은 교황청 내부 운영비와 함께 세계 180여 개국에 흩어져 있는 교황대사관 운영비가 교황청 지출의 큰 몫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외에도 교황청 운영에는 많은 경비가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별히 한홍순(토마스)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이 교황청 국제 감사위원 5명 가운데 한 명으로 첫날 회의를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한 회장은 지난해 11월 22일 교황에 의해 아시아 평신도로는 처음으로 국제 감사위원으로 임명된 바 있다. 평신도 국제 감사위원이 추기경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신도 전문가들의 식견과 추기경들의 경륜이 조화를 이룬 회의였습니다. 둘째 날에는 교황께서 직접 회의를 주재하셨고, 셋째 날에는 교황청 바깥에 있는 교황청 재산에 관한 법적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미진한 부분은 다음 회의 때 다시 다루기로 했습니다."

 정 추기경은 "이번 회의에서 교황청의 한국교회에 대한 남다른 기대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면서 높아진 위상만큼 세계교회 발전에 더욱 기여하는 한국교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사진=전대식 기자 jfa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