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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의 동의보감 '세계기록유산' 됐다

namsarang 2009. 8. 1. 09:39

허준의 동의보감 '세계기록유산' 됐다

조선일보 허윤희 기자

유네스코, 세계사적 중요성·독창성 등 인정… 의학서적으로는 세계 최초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동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직원들이 도서관에 소장된 동의보감 초 판 완질본을 살펴보고 있다. 동의보감은 이날 한국의 7번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의성(醫聖)' 허준(許浚·1539~ 1615)이 조선시대 선조의 명을 받아 편찬한 '동의보감(東醫寶鑑)'이 의학서적으로는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이 됐다.

유네스코는 카리브해 바베이도스 수도 브리지타운에서 열린 제9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의 권고를 받아들여 7월 31일 새벽(한국시각), 한국이 신청한 동의보감 초간본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고 문화재청이 발표했다.

동의보감은 16세기 이전의 동아시아 의학을 집대성한 의학 백과사전으로, 일본중국에까지 전해져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번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은 허준이 1596년 선조의 명에 따라 편찬을 시작해 1610년(광해군 2년) 완성한 뒤 1613년 간행한 초판 완질본으로, 국립중앙도서관(25권 25책·보물 제1085호)과 한국학중앙연구원(25권 25책·보물 제1085-2호)이 소장하고 있다.

 동의보감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은 유네스코가 동의보감의 역사적 진정성과 세계사적 중요성, 독창성, 기록정보의 중요성, 관련 인물의 업적 및 문화적 영향력 등을 인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중에 대한 국가의 의료공급이라는 보건 이념이 세계 어느 곳보다 먼저 구현됐다는 점,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결정판으로 현대의학의 의학적·보건학적 난제에 대해 새로운 의학적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도 높게 평가됐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이상 1997년),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 승정원 일기(이상 2001년), 해인사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조선왕조 의궤(이상 2007년)에 이어 모두 7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는 아시아 나라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며, 세계에서는 6번째로 많다.

세계기록유산은 1992년 유네스코가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은 기록물을 보존하기 위해 만든 제도로, 2년마다 등재 유산이 정해진다. 세계기록유산이 되면 유네스코에서 보존 관리를 위한 보조금과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 동의보감을 포함해 '1215년 마그나카르타'(영국), '안네 프랑크의 일기'(네덜란드) 등 35건이 새로 등재돼 세계기록유산은 83개국 193건으로 늘어났다.

동의보감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해 각종 학술행사와 특별전이 열린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9월 한달 동안 '동의보감 특별 기획전시회'가 열리고, 같은 달 3일에는 '동의보감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 국제학술심포지엄'이 개최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이 되는 2013년에 '국제 한의약 엑스포'를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