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종교 사기를 잘 당하는 사람
제가 아는 자매님이 신흥종교에 나가고 있어 걱정됩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나갈 때마다 돈을 뜯기고 마음에 상처를 받으면서도 또 다른 신흥종교를 찾아다닙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종교계 안에서 사기행위는 너무 많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종교계 안에서는 신의 이름으로 사기를 치기에 일반적 사기와 달리 사기당한다는 생각조차 하지못한 채 장기적으로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심지어는 사기 치는 자를 신봉하고 교주라고 떠받드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종교 사기꾼들에게 걸려드는 사람들의 문제는 무엇일까요? 대개 자기 자신을 과소평가하거나 자학하는 경향이 강한 것이 문제라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감이 약해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보다 더 확신에 찬 말을 던지면 아무런 의심없이 믿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사기꾼들은 대개 이런 사람들을 어르고 달래서 사기를 칩니다.
두 번째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큰 사람들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큰 사람은 누군가가 조금만 인정해줘도 자기가 가진 것을 다 주고 싶어하고, 인정해주는 그 사람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라면 사양하는 일이 없을 정도가 됩니다.
이런 심리를 이용해 일부 신흥종교에서는 자기 신도들을 물건 파는 사람으로 전락시키기도 합니다. 사회가 불안할수록 이런 사기꾼들은 불안 심리를 이용해 기승을 부립니다. 종교 사기꾼들은 불안을 먹고 살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영혼의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진 건강한 종교를 갖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2. 욕먹기 싫어요
사회 초년생입니다. 아직 일이 서툴러 자주 실수를 하는데, 직장 선배들이 저를 봐주지 않고 잘못을 할 때마다 빈정거리고 심지어 욕을 하기도 합니다. 저는 자존심이 강해서 다른 사람이 저를 욕하는 것은 참지 못하는데 어떻게 하면 욕먹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A. 형제님 고민에 공감이 갑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욕먹는 것만큼 기분 나쁜 일도 없지요. 그런데 형제님께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욕 한번 먹지 않고 산 사람이 누가 있는가 묻고 싶네요. 아무도 없지요.
주님께서도 그렇고 세상에서 존경받는 사람들은 거의 다 주위 사람들에게서 욕먹은 사람들입니다. 왜 욕을 먹었을까요?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살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욕먹는다는 것은 일하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욕먹지 않으려는 것은 결국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려거나 회피하려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욕먹을 때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우선 우리나라 정서상 욕먹는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서입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욕먹을 짓 하지 말아라', '욕되게 살지 마라'는 등의 말을 들으며 살아서 욕먹는다는 사실 자체가 자기 존재성을 부정하고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나에게 욕하면 심한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욕이 배설물이기 때문입니다. 욕이란 상대방이 나에게 불만을 품을 때 상대 안에 생기는 감정의 배설물인데 그것을 나에게 할 때 당연히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서 욕먹는 것이 좋은 면도 있습니다.
욕먹는 사람들은 장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욕먹는 사람들은 자기감정에 솔직하기 때문입니다. 내숭을 떨거나 숨기거나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자기 안의 부정적 내면을 억압하지 않아 마음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서 욕먹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은 자기 안의 것을 마음대로 내놓지 못하기에 늘 다른 사람 눈치를 보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됐다는 칭찬은 들을지는 몰라도 '손이 큰 사람', '대성할 사람'이 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풀지 못해 마음이나 몸이 병들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일본 어느 작가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안달하는 것을 포기하면 마음이 건강해진다고까지 말했던 것입니다.
형제님이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려면 욕먹는 일은 감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욕먹는다는 것은 내가 마음이 건강하다는 증거라는 것을 잊지 않고 산다면, 욕 때문에 마음이나 몸이 받는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입니다.
홍성남 신부(서울 가좌동본당 주임) doban87@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