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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프레스코 걸작 재현전 지상중계

namsarang 2010. 1. 10. 19:35

 

르네상스 프레스코 걸작 재현전 지상중계

예수 부활 기쁨, 성모 마리아와 천사들 비통함 생생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 이탈리아 르네상스기를 이끈 거장들의 작품이 생생히 펼쳐진다.

 2월 21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리는 '르네상스 프레스코 걸작 재현' 전시회 작품들이다. 300년간 프레스코화를 전문적으로 복원해 온 이탈리아 라짜리가문이 개발한 '아프레그라피' 기법으로 재현한 그림들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아프레그라피는 특수 제작된 바탕 위에 원작 사진을 프린트한 뒤 직접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다. 라짜리가문은 이 기법으로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 성당 천장화 등을 복원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원작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살려내 찬사를 받고 있다. 지면을 통해 전시 작품들을 일부 소개한다.

                                                                                 정리=박수정기자 catherine@pbc.co.kr

▲ 조토 디 본도네, 십자가에 못 박힘, 1303~1305, 아프레그라피, 186x200cm, 파도바 스크로베니성당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순간을 묘사했다. 슬픔에 잠긴 여인들과 부축을 받는 성모 마리아, 팔을 벌린 역동적 자세의 천사들 표정에서 비통함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조토 디 본도네(1266~1337)는 사실주의 회화의 시작과 르네상스 개막을 알린 작가다. 원근법의 아버지로 불리며 중세 때 잊혀졌던 '인간'이라는 주제를 다시 미술로 가져왔다.
▲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그리스도의 부활, 1459년경, 아프레그라피, 220×197cm, 아레초 산세폴크로 시립미술관

   피에로가 화가로서 절정에 이르렀을 때 그린 작품이다. 막 부활한 예수가 묘 밖으로 한 발을 올리고 죽음을 뛰어넘어 새생명을 얻은 순간을 표현했다. 예수의 얼굴을 정점으로 잠들어 있는 군인들의 자세와 동선에서 치밀하게 계산된 기하학적 질서를 엿볼 수 있다. 죽음을 이기고 생명을 지배하는 위풍당당한 예수의 얼굴이 사실적이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1418~1492)는 15세기 최고 거장 중 하나로 그림은 과학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한 작가다. 빛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형태에 대한 기하학적 질서를 담은 완벽한 화면구성을 자랑한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 성 안나와 성모자상, 1510년, 193x127cm, 아프레그라피, 파리 루브르미술관

   다빈치 후기 작품으로 기법면에서나 신학적 의미면에서 다빈치 예술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양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그리스도의 희생을 뜻한다. 자신의 운명을 아는 듯 아기 예수는 양을 붙잡으려하지만 성모 마리아는 불안한 듯 아기 예수를 양에서 떼어 놓으려 하고 있다. 마리아의 어머니 성 안나는 신비로운 미소로 이를 지켜보고 있다.

   미완성으로 남겨진 이 작품은 후대 복원작업으로 손상을 입었지만 다빈치 특유의 기법으로 아득하게 그려진 산, 바위 틈으로 흐르는 강물 등 태고의 고요함을 내재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는 예술에 과학과 지성을 더해 화가의 위상을 높인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 작가다.
▲ 베아토 안젤리코, 수태고지, 1430년 후반, 아프레그라피, 230x297cm, 피렌체 산마르코 미술관

   수태고지는 성모영보라고도 하며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성령에 의해 잉태했음을 알린 일을 말한다. 지금은 미술관으로 바뀐 산마르코수도원 복도에 그려진 프레스코화다. 고요하면서 신비스러운 화풍으로 천사와 성모가 만나는 성스러운 순간에 영원성을 부여했다. 당황함, 놀라움, 두려움이 복합된 성모의 표정이 인상적이다.

   수사출신인 베아토 안젤리코(1387~1455)는 산마르코수도원 수도원장을 지냈다. 빛이 머무는 듯한 온화하고 고요한 색채가 특징이다.
▲ 라파엘로, 아테네 학당, 1508년, 아프레그라피, 130×187cm, 바티칸궁

   바티칸궁 내 교황 집무실에 그려진 벽화다. 라파엘로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그림으로 고대부터 당대까지 저명한 철학자들을 담고있다.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이가 플라톤이며 땅을 가리키는 이가 아리스토텔레스다. 이들은 르네상스 정신인 인간 중심 사상을 암시하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 본질과 이상을 위대한 철학자들 모습을 통해 표현한 작품이다.

   라파엘로 산치오(1483~1520)는 궁정 화가 출신인 아버지에게서 그림을 배웠다. 19세기까지 많은 화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따라야할 모범이 됐다.
▲ 페루지노, 베드로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심, 1480~1482년, 아프레그라피, 180×297cm, 바티칸 시스티나성당

   바티칸 시스티나성당 벽화를 장식한 페루지노의 대표적 프레스코화다. 그리스도가 베드로에게 천국 열쇠를 맡기는 장면으로 교황에게 부여된 정치적 종교적 권위가 합법적이고 신성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뒷 건물과 앞 사람들이 완벽한 원근법으로 표현됐고 바닥무늬가 공간감을 더한다. 
 
   페루지노는 움부리아 지방을 대표하는 작가로 라파엘로의 스승으로 더 유명하다. 우아하면서도 부드러운 묘사와 체계적 공간 구성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