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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리아클럽' 모임서 '천안함 관련' 한국에 쓴소리 쏟아져

namsarang 2010. 6. 19. 21:30

美 '코리아클럽' 모임서 '천안함 관련' 한국에 쓴소리 쏟아져

"발표 안 믿는 사람, 美국방장관이 9·11테러 했다는 꼴"
"NGO가 굶주린 北주민 살려야지, 의혹이나 제기하고"

16일 저녁 워싱턴 DC에서 가까이 있는 버지니아주의 유명 한국 음식점. 한반도 관련 연구모임인 코리아 클럽(Korea Club)의 정기모임에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초청 연사(演士)는 워싱턴에서 외교·안보관련 정보를 주로 다루는 '넬슨 리포트'의 크리스 넬슨(Nelson) 발행인. 미 행정부와 의회의 고위 인사들을 취재원으로 두고 있으며 이면(裏面)에서 벌어지는 정보를 비교적 신속하게 전해주기에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크리스토퍼 힐(Hill) 전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등이 넬슨 리포트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으며 미 행정부의 중요 정보가 의도적으로 흘려지기도(leak) 한다. 이 때문에 이날 모임에는 주미(駐美) 한국대사관에서 조용천 총영사를 비롯한 4~5명이, 미 국무부에서는 한국과의 댄 라슨(Larsen) 과장 대리를 비롯, 3~4명이 자리를 지켰다.

'참여연대 서한' 항의 시위…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와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 수단체 회원들이 18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사무실 앞에서, 참여연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 앞으로‘천안함 사건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이 메일을 보낸 것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넬슨 발행인은 강연에서 그가 파악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對北) 정책과 전망에 대해서 언급했다. 넬슨 발행인은 강연 말미에 한국 정부의 지난달 20일 발표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 발표에 대해 여전히 믿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분명히 천안함 침몰 현장에 미국은 없었다. 또 명백히 미국의 어뢰는 아니었다. 미국은 모든 어뢰의 재고를 늘 점검하는데 미국이 분실한 어뢰가 없다."

넬슨 발행인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적인 조사단은 매우 훈련된 전문가들"이라며 영국, 호주스웨덴에서도 천안함 조사에 참가했는데 이것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도 했다.

그는 이 같은 과학적인 조사를 믿지 않는 것은 버락 오바마(Obama) 미 대통령이 미국이 아닌 케냐에서 태어났으며 9·11 테러가 도널드 럼즈펠드(Rumsfeld) 미 국방장관에 의해서 자행됐다는 것을 믿는 것과 똑같다는 식의 비유를 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과학적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한국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는다면 북한이 아니고, 누가 했다는 것이냐"며 "김정일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라. 그렇지 않다는 증거를 대라"고 했다.

넬슨 발행인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청중석에 앉아 있던 미 해군 퇴역 장성이 작심한 듯 청중들을 향해 소리쳤다. "내 아들이 미 해군의 특수부대 '네이비 실'에서 근무했다. 그런데 내 아들이 절대 미국은 천안함을 침몰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마치 이날 참석한 한국인들에게 들으라고 한 것 같았다. 강연이 끝나고 나가는 이 퇴역 장성에게 "한국에서의 일부 주장 때문에 화가 났느냐"고 하자,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어디나 제정신이 아닌(goofy) 말을 하는 이들이 있다"며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

강연 후, 기자가 넬슨 발행인에게 다가가 "한국의 참여연대가 유엔 안보리에 한국 정부의 발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을 알고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보도를 봐서 알고 있다. 그것은 말도 되지 않는 짓"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NGO는 사람을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NGO는 북한을 구하고 굶주린 국민을 먹여 살리려는 역할을 해야지 그런 것을 하라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