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급성뇌출혈로 쓰러진 남동생 돌보는 박지영ㆍ지선씨

namsarang 2010. 6. 27. 20:44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급성뇌출혈로 쓰러진 남동생 돌보는 박지영ㆍ지선씨


고생만 한 동생인데, 이젠 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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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부도 후 채권자에 쫓긴 부모, 연락 끊긴지 오래
동생 수발에 일도 못하는 상황, 병원비 막막할 따름


▲ 뇌출혈로 왼쪽 뇌를 크게 다쳐 수술을 받은 박준모씨를 누나 지선씨가 밥을 떠먹여주고 있다.

 "누나, 엄마 아빠는 어디 가신 거야?"(준모씨)
 
 "나도 몰라…. 한동안 연락이 없을 거라고 하셨어. 울지마 준모야. 열심히 살면 엄마 아빠 다시 만날 수 있댔어."(누나)
 
 박준모(29)씨는 중학생 시절, 전남 광주에서 누나들과 자취생활을 했다. 그때 부모는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을 거란 말만 남긴 채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엄마 아빠가 왜 떠났는지 이유를 몰랐던 철부지는 부모님이 그리울 때마다 누나 지영ㆍ지선씨에게 투정을 부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곤 했다.
 
 박씨 어머니는 당시 전남 진도에서 자동차 관련 사업을 하다 크게 부도를 냈다. 공직 생활을 하던 박씨 아버지는 부도를 낸 어머니와 함께 채권자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돼 직장도 그만두고 떠나 여태껏 연락이 없다.
 
 14년이 지나 스물아홉 건장한 청년이 된 준모씨는 요즘 광주시 송하동에 있는 재활전문병원인 씨티병원에 입원해 있다. 2004년 군 복무를 마친 뒤 쇼핑몰에서 신발 등을 파는 일용직 판매원으로 열심히 일하던 준모씨는 지난 5월 2일 갑자기 "어"하는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병명은 '급성뇌출혈'.
 
 딱딱한 시멘트 바닥에 왼쪽 머리를 부딪힌 그는 전남대병원으로 후송돼 8시간에 걸쳐 대수술을 받았다. 수술 직후 혈류가 다시 막혀 3시간에 걸친 재수술을 받고서야 깨어날 수 있었다. 수술을 해도 살아날 확률이 절반도 되지 않는 위급한 상태였다. 뇌 손상 때문에 언어장애가 생겼다. 왼쪽 팔다리도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
 
 한때 연예인이 꿈이었을 정도로 춤과 노래에 소질이 있던 데다, 밝은 성격 덕에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던 그가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안타까운 처지가 된 것이다.
 
 그는 한 차례 더 수술을 받아야 회복할 수 있다. 왼쪽 머리뼈도 접합하지 못한 상태다. 이미 두 차례 수술비로 2300만 원 넘게 들었다. 다행히 정부 지원금 1700만 원이 나와 급한 불은 껐지만, 남은 비용과 앞으로 들어갈 병원비를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진다.
 
 큰 누나 지영(33)씨는 두 아이 엄마인데다, 남편이 직장이 없어 아르바이트로 겨우 생활하고 있다. 둘째 누나 지선(32)씨 역시 변변한 직장 없이 언니가 준모씨를 돌보는 날을 골라 옷가게에서 하루 13시간 일한다. 평일에는 병원에서 동생 준모씨를 돌봐야 하기에 취직할 형편도 안 된다.
 
 지선씨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생하며 자라온 동생이 너무 불쌍하다"면서 "동생이 건강을 되찾는다면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겠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신자를 통해 준모씨 사연을 전해듣고 도움을 요청한 서울 청담동본당 빈첸시오회 이동훈(토마스) 회장은 "어려운 형편이지만 늘 밝게 웃으며 열심히 살던 젊은이가 뇌출혈로 삶과 희망을 포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며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