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가난에 치료도 못 받는 박 프란치스코, 이 클라라씨 부부

namsarang 2010. 7. 11. 18:58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가난에 치료도 못 받는 박 프란치스코, 이 클라라씨 부부


건강하다면 두 딸과 힘겨울 것도 없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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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퇴직 후 허리 디스크로 직장생활 오래하지 못해
이씨도 최근 갑상선기능항진증 진단, 치료 꿈도 못꿔


▲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치료가 필요한 이 클라라(오른쪽 두 번째)씨가 집에 찾아온 서울 둔촌동본당 신자들과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다. 이씨 남편 역시 허리 디스크로 요양이 필요한 상태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 재개발을 앞둔 허름한 아파트 1층 베란다에 '성심피아노 개인레슨'이라고 적힌 작은 간판이 보인다.
 
 그 집에서는 초등학교가 끝나는 오후마다 '바이엘'을 연습하는 어린이들의 서툰 피아노 소리가 새어나온다. 피아노 교습소라고 해봐야 피아노 2대가 전부다.
 
 박 프란치스코(49)ㆍ이 클라라(42, 둔촌동본당)씨 부부는 10평 남짓한 이 집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두 딸과 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가정과 다를 게 없다. 하지만 부부는 모두 병마에 시달리는데다 쌀이 떨어진 적이 있을 정도로 가난하다.
 
 남편 박씨는 지난 10여 년 동안 허리가 아파 직장생활을 꾸준히 하지 못했다. 아내가 피아노 강습을 해왔지만 형편이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3년 전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은 남편은 지금도 후유증이 완전히 가시질 않아 걷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가족을 위해 이를 악물고 버텨가며 학습지 교사로 일하고 있다. 형편을 아는 지인 소개로 겨우 얻은 직장이다.
 
 얼마 전에는 설상가상으로 아내 이씨마저 갑상선기능항진증에 걸렸다. 몸무게가 10㎏ 넘게 빠져 핼쑥해진 얼굴로 병원을 찾아갔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당장 치료받지 않으면 고열이나 심부전증에 시달리다 심하면 죽을 수도 있대요. 우리 딸들은 어떡해요."
 
 이씨는 치료가 시급하지만 형편이 너무 어려워 아이들 몰래 눈시울을 붉힌다.
 남편은 허리가 아프기 전까지만 해도 성실한 대기업 사원이었다. 그러나 IMF 사태 직후 사고를 당한 처가 식구를 돕기 위해 명예퇴직을 하고, 본인 소유 아파트까지 처분했던 게 가난의 수렁이 될 줄은 몰랐다. 처가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나서던 착한 남편이었다.
 
 그 뒤 부부는 젖먹이와 걸음마를 겨우 뗀 어린 딸들을 데리고 단칸방과 사글셋방을 전전하며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사력을 다했다. 살림이 조금 나아지는가 싶더니 남편은 허리 디스크로 움직일 수도 없게 됐다. 수술에 이어 입퇴원을 반복하는 사이에 모아둔 돈이 모두 바닥났다. 몸 상태에 따라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잡기를 수차례…. 가장 힘들고 지쳤을 때, 부부가 찾은 곳은 하느님의 집이었다.
 
 남편 월급과 이씨가 아이들 몇 명을 가르쳐 버는 돈은 대부분 월세로 나간다.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병원은 꿈도 못 꾼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
 
 둔촌동본당 이정자(사비나) 구역장은 "부부는 아픈 몸을 이끌고 남성구역 총무와 반주 봉사를 하고, 두 딸은 소년 레지오와 보훈병원 복사로 봉사하는 가정"이라며 "평화신문 독자들 사랑이 이 집에 전해져 밝고 경쾌한 피아노 소리가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도움을 청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