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박맹우 울산시장은 2조495억원을 들여 '동북아 오일허브(석유 중심지)'라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2758만 배럴의 석유저장시설과 국제석유거래소를 세운다는 계획이었다. 이 사업 예산은 2조1000억원 수준인 울산시 연간 예산과 맞먹는 규모다. 하지만 재원 대책은 불투명하다.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 예산 중 절반이 훨씬 넘는 1조4000억원 정도는 민자(民資) 유치로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많다.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저소득층을 위한 장기 임대주택 1만채를 공급하고, 도내 여러 곳에 치매 돌봄거점센터를 세우겠다는 등의 공약을 했다. 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려면 7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전북은 재정자립도가 17.3%로 16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15위로 거의 꼴찌 수준이어서 7조원에 달하는 예산 사업을 계획대로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32명의 광역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이 내세운 주요 공약 사업 예산 규모를 본지가 산출한 결과 최소 229조2952억원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우리나라 국가 예산(총지출 기준) 292조8000억원의 80%에 육박한다.
당선자들이 자료 공개를 거부하거나 대략적인 금액만 제시한 경우도 많아 실제로 공약 이행에 들어갈 예산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자치단체장과 교육감들이 이처럼 무분별하게 쏟아낸 선심성 대형 사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경우 우리나라가 그리스처럼 재정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지자체들의 예산 사용액은 2004년 113조원을 기록, 중앙정부 예산(105조원) 수준을 넘어섰다. 작년엔 전체 지자체 예산이 176조원을 넘어서면서 중앙정부 예산(132조7000억원)을 약 44조원 초과했다. 그 결과 지방 정부의 예산 증가율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자체 예산의 절반 정도를 중앙정부가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들의 재정이 부실에 빠지면 곧바로 국가 재정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지자체발(發) 국가 재정위기 가능성이 상존하는 구조다.
남황우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금처럼 지방정부가 무책임한 공약을 밀어붙여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면 그 부담이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국가 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정부가 국가재정 거덜낸다]
[1] 빚더미 지자체… 230兆 新사업 괜찮겠습니까
- [펑펑 쓰는 지자체]
새 단체장들 선심 공약 남발… 올해 국가예산의 80% 육박
"그리스처럼 재정악화 우려" 전문가들 일제히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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