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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도하훈련하는 中

namsarang 2010. 7. 16. 22:47

[전문기자 칼럼]

압록강 도하훈련하는 中

 

 

유용원 정치부 군사전문기자

지난 2005년 8월 18일 중국 인민해방군과 러시아군은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역사적인 사상 첫 연합 군사훈련에 들어갔다. '평화의 사명 2005'로 명명된 이 훈련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작돼 8월 25일까지 8일 동안 3단계에 걸쳐 실시됐다. 1단계는 함대 기동 훈련, 2단계는 수륙 양동 작전(상륙훈련), 3단계는 첨단 미사일 발사 훈련 등이었다. 1969년 중·소 국경분쟁으로 무력충돌까지 벌였고, 경쟁관계였던 두 나라의 연합 훈련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고,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일본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실제로 두 나라는 우리나라와 가까운 산둥(山東)반도를 주무대로 훈련을 실시해 한반도 긴급상황을 상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었다. 또 러시아 공군은 항공모함 공격용 대함(對艦) 크루즈(순항) 미사일을 탑재한 TU-22M3 '백파이어'를 비롯한 전략폭격기를 훈련에 참가시키는 등 항모 격퇴훈련까지 했다. 그러나 당시 우리나라나 미국에서 이 훈련의 중단을 요구하거나 항의하지 않았다. 그 뒤에도 중국과 러시아의 연합훈련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더 민감한 훈련도 종종 벌이고 있다. 압록강 도하훈련이 그것이다. 지난 2008년 5월 중국 심양군구 소속 공병대 200여명이 단둥(丹東)시 인근 압록강에서 부교(浮橋) 설치 훈련을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부교는 병력과 장비가 강을 건너갈 수 있도록 하는 물에 떠있는 다리다. 이 훈련은 북한 급변사태 때 중국 병력이 북한에 진주(進駐)하는 상황을 상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코앞에서 우리에게 비수를 들이대는 훈련을 한 셈이다.

앞서 2004년 7월 일본 언론들은 중국군이 압록강에서 처음으로 도하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은 북한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종종 이 같은 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중국이 최근 서해상 한·미 연합훈련에 반대하며 우리측을 압박하고 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8일 "중국은 외국 군함과 전투기가 황해(서해)와 중국 근해로 와서 중국의 안보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친 대변인은 13일 한·미가 중국의 반발을 감안해 미 항모 등 핵심 전력(戰力)은 동해상에서 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서조차 "이미 밝힌 대로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다"고 했다. 자기는 해도 남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번 한·미 훈련은 중국을 겨냥해 하는 것이 아니라 천안함 피격에 대한 대북 제재 수단의 하나로 추진돼온 것이다. 중국도 잘 알 것이다.

멈칫거리는 한·미 양국 정부와 군의 태도도 이해는 가지만 답답한 점이 없지 않다. 이번에 중국의 압력에 굴복해 서해상 연합 훈련을 취소 또는 연기한다면 중국과 북한에 매우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우리 외교부 대변인이 언급했듯이 군사 훈련은 주권 문제다. 중국과 북한이 우리 주권 문제에 개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장차 커다란 국가적 불행을 맞을 수 있다.

유럽의 작은 나라들은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받아들인다. 주권에 대한 개입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세계를 향해 보내는 것이다. 국가의 주권이란 그렇게 지켜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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